현역 교사, 도쿄 올림픽 복싱 동메달..일본 사회체육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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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도쿄 올림픽이 폐막했다.
이번 올림픽을 일본 현지에서 지켜보며, 필자에게 흥미로웠던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일본이 올림픽 복싱 남자 플라이급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61년 만이다.
일본 올림픽위원회(JOC)가 공개한 일본 선수 528명의 소속을 살펴보면, 사회인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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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교고등학교 교사 타나카 료메이 선수
일본의 복싱 플라이급 출전, 61년 만의 메달
프로 아닌 사회인 출신 선수 적지 않아
전국적으로 탄탄한 사회체육 기반, 두터운 선수층
8월 8일 도쿄 올림픽이 폐막했다. 이번 올림픽을 일본 현지에서 지켜보며, 필자에게 흥미로웠던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8월 5일 일본의 타나카 료메이(田中亮明, 28세) 선수가 복싱 남자 플라이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이 올림픽 복싱 남자 플라이급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61년 만이다.
◆타나카 료메이 선수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필자는 61년 만의 메달 소식보다 타나카 선수가 프로 선수가 아니라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는 뉴스에 놀랐다. 타나카 선수는 기후현 미즈나미시에 있는 나카교고등학교에서 복싱부 감독으로 근무하고 있다.
8월 5일 마이니치신문은 타나카 교사의 경기 모습을 TV로 지켜본 학생과 현지 관계자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타나카 선수의 동생은 WBO(World Boxing Organization) 3체급을 제패한 프로복서 타나카 코세이(田中恒成) 선수이다. 타나카(형) 선수는 어릴 적 가라데를 배웠고 복싱은 중학교 1학년 때 시작했다. 복싱에서 먼저 주목을 받은 이는 동생이었다.
같은 날 FNN의 온라인 보도를 살펴보면, 타나카 선수는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동생에게 리우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패하고 선수로서의 인생을 포기하려 했지만, 고교 교사로 일하면서 그토록 염원하던 도쿄 올림픽 티켓을 얻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프로 선수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을 삭제하기 전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올림픽의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올림픽의 상업화와 함께 프로화가 가속화되어왔다. 이에 88 서울 올림픽조차 기억이 없는 필자에게 아마추어 선수의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은 낯선 것이다.
일본 올림픽위원회(JOC)가 공개한 일본 선수 528명의 소속을 살펴보면, 사회인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띈다. 즉, 사회생활을 하면서 훈련에 임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드물지 않다.
전기공업사, 일본우정(日本郵政), 은행, 학생복 회사, 렌즈 회사, 상사 등 선수들의 소속도 다양하다. 실업 팀이나 리그를 지원하지 않는 회사에 소속된 선수들도 많이 보인다. 이 경우는 회사 사원 겸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부카츠(部活, 동아리 활동)로 남‧여 학생 모두 스포츠를 접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다. 사회인이 되어서도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적지 않다. 그만큼 사회체육 시설과 기반도 탄탄하다.
예를 들어, 핸드볼은 일본 고등학교 부카츠 기준 11번째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스포츠이다. 다른 스포츠 종목과 비교했을 때 상위 인기 종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등학교 부카츠 기준 경기 등록자 현황 ©일본 스포츠청
그렇지만 일본 핸드볼협회에 등록한 경기자 수는 전국적으로 약9만 5,000명에 달한다. 협회에서는 일본 대표선수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사회인, 리그 선수들까지 관리하고 있다.
핸드볼을 즐기는 이들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만큼 전국에 관련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고, 이는 두터운 선수층 확보로 이어진다.
◆일본 핸드볼협회 경기 등록자 전국 현황 ©일본 스포츠청
탄탄한 사회체육 기반을 가지고 있는 일본은 2013년 스포츠청을 신설하고 엘리트 체육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그 결과 일본은 금 27개, 은 14개, 동 17개, 합계 58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안방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을 종합순위 3위로 마무리하였다.
일본 = 강효민 글로벌 리포터 garifota@naver.com
■ 필자 소개
대구광역시교육청 소속 초등교사
대구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일본 효고교육대학교 대학원 학교교육학 석사
일본 츠쿠바대학교 교육학 박사과정 재학
대한민국 정부 국비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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