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류승완 "해외 로케이션, 이젠 어디서든 가능하다" [인터뷰M]

김경희 2021. 8. 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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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가디슈'로 코로나 상황임에도 2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는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류승완 감독은 그 어떤 다른 인사보다 "'모가디슈'를 성원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감사의 인사를 먼저 하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군함도' 이후 차기작으로 '모가디슈'를 내 놓은 류승완 감독은 "수년 전에 이 소재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관련 판권이 덱스터스튜디오에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 것이 아닌가보다 하고 관심을 끊었는데 이 프로젝트가 저한테 의뢰가 들어왔다"라며 드라마틱하게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받았던 각본은 영화가 가고자하는 목표지점은 같았으나 가는 과정이 제 생각과 달랐었다. 이 작품을 의뢰받고, 각색과 영화에 대한 자율권을 주면 하겠다고 했고, 이렇게 영화가 만들어졌다. 처음 이 영화의 제목도 '탈출'이었다. 상업적으로는 '모가디슈'라는 어려운 말 보다 '탈출'이 더 좋았을수도 있다. 하지만 제목이 '탈출'이면 관객들이 미리 원하는 영화를 그리고 들어올 것 같아서 싫었다. 이 공간에서 살아남아야했던 사람들이 더 중요했는데 '탈출'이라고 하면 영화의 인상이 달라질 것 같았다. 제목은 제가 고집했고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처음 제목과 달리 제목을 짓게 된 이유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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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대본이 있었지만 류승완 감독은 엄청난 취재를 통해 실화를 기반으로 하되 영화적 재구성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한 일인데 영화를 만들때 엄청난 취재를 한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보면 저희가 취재하며 만났던 사람, 참고했던 자료들이 다 나온다. 외교관, 종군기자, 북한전문가 등 많은 분을 만나 인터뷰했고 그분들이 추천한 책, 자료는 다 읽었다. 마치 다단계를 하듯 소개에 소개를 이어받으며 자료조사를 했다."라며 취재 과정을 밝혔다.

그러며 "때로는 실제 사건이 너무 영화 같을때가 있다. 이 사건이 그랬다. 실제 대사관 앞에서부터 50미터까지 가는 동안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게 오해를 받아 사격 폭격을 받았는데 그런데도 한 사람만 죽었다고 하더라. 이걸 사람들이 믿어줄까? 너무 가짜같은 현실이어서 설득력이 있을까 싶었다. 또 실제 북한 대사관은 8번 정도 습격을 당했는데 그걸 계속 보여주는건 힘들어서 압축적으로 표현했고, 공항과 대사관을 오가는 과정도 더 많았고 12일 동안 한국 대사관에서 함께 머물렀었는데 그 시간들을 많이 압축했다"라며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영화적 재미를 위해 어떤 부분은 압축하거나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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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던 사실을 영화적으로 만든 부분도 있다. 류승완 감독은 "차를 책으로 덮어서 방탄으로 만드는 건 실제로 없었다. 총알이 전화번호부 책 한권을 뚫지 못한다는 자료를 찾았고, 영화적인 설정을 위해 그렇게 책으로 뒤덮었다."라며 모두가 신기하게 생각했던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자신의 개인적인 추억을 영화속 설정으로 사용했음도 이야기했다. 살벌하게 대립하던 남과 북이 깻잎을 놓고 말없이 다정하게 서로 잡아주고 떼어가는 과정이 친할머니와의 기억에서 만들어 진 장면이라 한다. 그는 "어릴때 할머니는 제가 장조림에 젓가락이 가면 장조림 접시를 제 앞으로 밀어주셨다. 그러다 김치를 먹으면 또 장조림 대신 김치를 그 자리에 놔주신다. 제가 집는 반찬마다 그릇을 옮기시는 모습이 저만의 밥상문화에 대한 기억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영화 '베를린'에서도 이런 비슷한 장면이 있다. 하정우와 전지현이 밥을 먹을때 전지현에게 남편쪽으로 반찬을 밀어주는 걸 표현해 달라고 했는데, 우리와 북한이 언어만 동일한게 아니라 먹고 사는 방식이 동일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넣은 장면이다"라며 긴 설명 없이 반찬 먹는 모습만으로 분단된 국가의 한 민족의 복잡한 현실을 표현했던 이야기를 했다.

해외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현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 촬영할때 현지에서 음식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에는 모로코에 밥차도 같이 갔다. 음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촬영 기간 내내 현지식이 아닌 한식을 먹으며 편안한 환경이었다고 이야기 했지만 "언어는 힘들었다. 모로코가 아랍어권이고 공용어로 불어를 쓰더라. 처음 숙소에 갔을때 물을 달라는 말도 번역기를 써서 힘들게 했었다"라며 영어권이 아닌 해외여서 소통에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캐스팅도 의외의 난관이었다고 했다. "모로코가 아프리카에 있지만 흑인국가가 아니었다. 흑인 배우들을 모은데 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촬영지가 우리나라로 치면 속초 정도의 작은 도시인데 조감독들이 일일이 오디션을 보고 우리 액션팀과 함께 훈련 받으며 준비를 하기까지 인력 수급이 힘들었다."라며 해외 로케이션이기에 어려웠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이 해외로케이션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은 현장이었다며 '최고의 프로덕션'이라고 칭찬한 것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환경이 좋았다. 태양이 항상 일정하게 뜨고 져서 촬영 계획을 세우는데도 좋았고. 힘든 기억 보다 좋았던 기억이 더 많다"고 말하면서도 "배우들에게는 좋은 면만 보여주기도 했다. 준비가 덜 된 쪽은 못 보게 했다"며 우스개 소리도 했다. 그는 "미술감독이 엄청나게 애를 써서 90년대 한국의 소품으로 소도구 세팅을 섬세하게했다. 그런 준비 상황을 보시고 배우들이 칭찬한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영화는 로케이션의 효과를 충분히 봤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온도, 이글거리는 햇살이 느껴져 영화 속 배우들의 땀냄새가 스크린에서 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류승완 감독은 "이게 다 영화의 마술이다. 엄청 더워보이는데 배우들의 명 연기 덕분이었다. 현장은 겨울이었고 추워서 저는 패딩을 입고 있었다. 관객이 아프리카에 대해 기대하는 풍광과 제가 전하고 싶었던 현장의 접점을 잡으려 했고, 미술감독과 촬영감독이 기준을 잘 세워줘서 영화에 좋은 영향을 줬다"라며 스크린 밖의 상황을 이야기해줬다.

'베를린'과 '모가디슈'로 해외 로케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낸 류승완 감독은 다음에 가고 싶은 도시가 있냐는 질문에 "현재 촬영하는 신작이 70년대 서해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 찍고 있는 작품 때문에 다른 도시를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어디든 저를 이끄는 곳이면, '모가디슈'를 찍고나니 어디서든 가능할 것 같다"라며 대단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편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개봉 3주차에도 흥행이 기대되는 영화 '모가디슈'는 2D, IMAX, ScreenX, 4DX, 4DX Screen, 수퍼4D, 돌비 애트모스까지 전 포맷으로 절찬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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