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중국 자본의 댐 건설 "캄보디아 주민에 재난"

정인환 2021. 8.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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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서부 스퉁트렝의 스레코 마을 출신인 라오족 40대 남성 '다오'는 한때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댐 건설로 강제 이주한 주민뿐 아니라, 어족자원 고갈 등으로 댐의 상류와 하류 지역에 사는 주민 수만명의 삶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투자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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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10일 펴낸 보고서 <수몰>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 수력발전용 '세산2' 댐
일대일로 사업 일환..중 국영회사 자금 조달
수몰지역 주민 강제 집단이주..'재난적 상황'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10일 캄보디아 북서부 스퉁트렝에 수력발전용 세산2 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된 마을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보고서를 펴냈다. 누리집 갈무리

캄보디아 북서부 스퉁트렝의 스레코 마을 출신인 라오족 40대 남성 ‘다오’는 한때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세산 강에서 물고기를 잡았고, 강변의 비옥한 땅에서 쌀 농사를 지었다. 마을 공동체 숲엔 코코넛과 망고가 지천이었고, 버섯을 거두고 약초를 캐 팔 수 있었다. 어업과 농업, 채집 생활만으로 풍족한 삶을 꾸렸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수력발전용 ‘세산2’ 댐이 완공되면서 그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대대로 강에 기대 살아온 부농·브라오 등 소수종족 주민 5천여명은 기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집단 강제이주를 해야 했다. 물고기를 잡지도, 농사를 짓지도, 숲이 내주던 것을 거둘 수도 없게 됐다. 삶의 터전과 생계 수단을 모두 잃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일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펴낸 <수몰>이란 제목의 보고서 내용을 따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일환으로 자금을 대 캄보디아에 건설한 수력발전용 댐이 대대로 현지에 거주해온 소수종족 주민들이 재난적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전했다.

세산2 댐은 메콩강의 지류인 세산강과 스레폭강이 만나는 스퉁트렝의 두물머리 지역에 위치해있다. 애초 지난 1999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 지역에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지고, 환경에 끼칠 악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 부적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일대일로 사업 개시와 함께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국영 전력회사 화넝집단이 8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시작해, 총 연장이 6500m에 이르는 세산2 댐을 2018년 완공했다. 수력발전소의 지분은 화넝집단의 자회사인 하이드로 란창이 51%를, 캄보디아 로열그룹과 베트남전력이 39%와 10%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댐 건설로 강제 이주한 주민뿐 아니라, 어족자원 고갈 등으로 댐의 상류와 하류 지역에 사는 주민 수만명의 삶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투자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우간다·파키스탄·타지키스탄·조지아 등지에서 10개가 넘는 대형 수력발전소가 이미 완공됐거나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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