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영국 앤드루 왕자에게 10대 때 성폭행 당해" 고소

최현준 2021. 8. 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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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20여년 전 1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9일(현지시각) 고소당했다.

주프레는 당시 3년여 동안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이자 그에게 미성년자들을 모집해 제공한 길레인 맥스웰의 런던 집과 뉴욕에 있는 엡스타인의 저택 등에서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프레는 2014년에도 앤드루 왕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미 플로리다 법원에 고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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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인 1999~2001년 3년 동안
엡스타인 소개로 앤드루 왕자 만나
앤드루 영국 왕자. AFP 연합뉴스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20여년 전 1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9일(현지시각) 고소당했다. 2014년 12월 이후 두 번째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가 자살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앱스타인으로부터 10대 여성을 소개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아 왔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앤드루 왕자를 고소한 이는 버지니아 주프레(38)라는 미국 여성이다. 그는 본인이 15~17살 때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미국 뉴욕주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주프레는 “나는 앤드루 왕자가 나에게 한 짓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다. 권력을 가졌거나 부자라고 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침묵과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높여 정의를 요구함으로써 삶을 되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른 피해자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프레는 15살이었던 1999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제프리 엡스타인의 별장에서 열린 난교 파티에서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엡스타인으로부터 앤드루 왕자의 요구를 무조건 따르도록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주프레는 당시 3년여 동안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이자 그에게 미성년자들을 모집해 제공한 길레인 맥스웰의 런던 집과 뉴욕에 있는 엡스타인의 저택 등에서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프레는 2014년에도 앤드루 왕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미 플로리다 법원에 고소했었다. 그러나 당시 앤드루 왕자는 핵심 가해자였던 엡스타인이 다른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인정하고 실형을 살았다는 이유로 기소를 피했다. 이후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관련 재판 등에 나와 앤드루 왕자의 성폭행에 대해 증언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폭행 등 혐의로 체포된 지 한 달 만인 2019년 8월 뉴욕 맨해튼의 연방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엡스타인의 유산 중 1억2500만달러가 피해 배상금으로 지급됐다. ‘엡스타인 피해자 보상기금’은 이날 배상 청구 절차를 마감한 결과 자격을 갖춘 피해자 150명에게 총 1억2500만달러(약 1433억원)의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상금을 수락한 피해자는 이 가운데 92%로, 이들이 수령한 금액은 총 1억2100만달러(약 1387억원)다. 배상금 수령을 거절한 나머지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의 유산에 대해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엡스타인으로부터 성학대 피해를 봤다며 배상금을 요구한 청구인은 모두 225명으로, 이 중 75명에 대해서는 기금 쪽이 배상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날 발표는 엡스타인의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기금 책임자인 조다나 펠드먼은 2주기 전까지 배상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청구인은 안전한 장소에서 은밀하고, 사적이며, 그들이 견뎌야 했던 끔찍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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