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강자 만났다"..네이버-카페24, 1300억원 '지분 혈맹'(종합)

송화연 기자 2021. 8.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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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24, 온라인 사업자 성장 위한 플랫폼 연동 강화 협력 나서
"양사 보유 글로벌 인프라∙네트워크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네이버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호스팅 기업 카페24와 1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며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손잡았다. 이번 '혈맹'으로 네이버 커머스 사업자와 카페24 사업자 간 경계가 사실상 무너지며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중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네이버가 해외 사업에 강점이 있는 카페24를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내 이커머스 1위 사업자와 1위 이커머스 호스팅 기업 만났다

네이버는 카페24와 약 13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고 10일 밝혔다.

카페24가 네이버의 자기주식 31만327주(발행주식총수의 0.19%)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취득하고, 네이버는 카페24의 신주 332만1169주(증자 후 발행주식총수의 14.99%)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카페24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1371억6427만97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네이버와 카페24는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Δ양사간 플랫폼 연동 강화 Δ글로벌 이커머스 진출 협력 Δ온라인 사업자 대상 마케팅·물류 등 서비스 지원을 예고했다.

카페24는 지난 1999년 설립된 국내 1위 이커머스 호스팅 기업이다. 지난 2002년 호스팅 사업을 시작으로, 2003년 이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며 독립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쇼핑몰 개설, 광고, 마케팅, 물류 등) 전반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24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발맞춰 지난 10년간 연 평균 20%대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소비 보편화는 회사의 성장에 기름을 부었다.

오동환·홍성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페24의 지난해 국내 쇼핑몰 거래액은 11조원으로 네이버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과의 경쟁에도 10% 후반대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카페24의 성장세에 네이버가 눈독을 들인 배경이다.

◇네이버-카페24 판매자 간 경계 무너진다

네이버는 이날 카페24와의 협업을 두고 "중소상공인(SME)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가 자신만의 상황에 맞춰 비즈니스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각 사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이커머스 생태계 진입부터 중대형 판매자로의 성장까지 이커머스 생태계 외연을 넓히고자 한다. 중소상공인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술플랫폼 구축에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네이버가 책임지겠단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이날 협업의 일환으로 자사 '스마트스토어'(중소상공인 대상 커머스 플랫폼)·'브랜드스토어'(기업·유명 브랜드 대상 커머스 플랫폼)와 카페24 간 연계 강화를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스토어로 온라인 사업을 시작, 자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성장한 판매자는 카페24를 통해 독립 자사몰(D2C 쇼핑몰)까지 쉽게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역으로 자사몰을 보유한 브랜드사 또는 중대형 규모의 판매자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판로 확대할 수 있다.

양사는 또한 자사 기술 솔루션을 활용해 판매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과 빠른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네이버쇼핑에서 제공 중인 '쇼핑라이브', '정기구독' 등을 카페24 플랫폼 기반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카페24가 제공 중인 '쇼핑몰 솔루션', '마케팅 서비스', '판매·운영 지원' 서비스 등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 동작구 카페24 본사, 이재석 카페24 대표. 2020.3.2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네이버, 카페24 손잡고 '글로벌 테크 기반 커머스 기업' 도약 나선다

네이버와 카페24는 양사가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직접 진출에 대한 긴밀한 협력도 이어간다. 네이버는 Z홀딩스와의 협력을 통해 연내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의 일본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고, 카페24 또한 다양한 글로벌 유명 플랫폼들과 제휴하고 중소상공인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궁극적으로 중소상공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양사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테크 기반 커머스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증권업계는 카페24가 구축한 해외 웹호스팅 인프라가 네이버의 글로벌 스마트스토어 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카페24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체) 등을 지원하며 언어권별 D2C 쇼핑몰 구축을 돕고있다.

카페24는 지난 2018년 일본 이커머스 환경에 최적화된 현지 플랫폼을 론칭하면서 해외 직접 진출을 시작했다. 카페24의 해외 사업은 Δ페이팔·엑심베이·페이먼트월 등 해외 결제시스템 Δ라쿠텐·쇼피 등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Δ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 Δ글로벌 물류·배송서비스 등 온라인 사업자들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오동환·홍성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 커머스 시장 내 지배력 강화가 예상되며 글로벌 커머스 진출에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카페24 역시 최대 경쟁자였던 네이버와의 협업과 지원으로 신사업 투자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을 덜고 외형과 수익성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어 이번 딜은 양 사 기업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풀필먼트·간편결제·기술 분야까지 협력"

네이버와 카페24는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구축과 네이버페이 등 금융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등 기술 분야까지 협력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네이버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사업자들은 솔루션·마케팅·물류·판매·운영 지원 등 전자상거래 밸류 체인의 주요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누구나 창의만 있다면 쉽게 성공 가능한 혁신 플랫폼으로 함께 발전시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D2C 모델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두 회사의 협력은 수많은 중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한 원동력이자 글로벌 진출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하나의 브랜드이자 전문 셀러로 성장할 중소상공인들이 포진한 스마트스토어의 잠재력과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 중인 다양한 중대형 셀러들을 보유한 카페24의 노하우를 결합해 커머스 생태계를 더욱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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