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대답 강요 파문'..배구협회 게시판, 분노한 팬들의 '성토장'

박순규 2021. 8. 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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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인가.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에 맨 처음 글을 올린 팬은 "고생한 선수 세워 두고 뭐하는 겁니까? 다른 선수들은 들러리 취급하고 김연경 선수한테도 너무 무례하네요. 오자마자 돈 얘기에 대통령께 감사해라, 고압적인 말투. 회장들 이름 줄줄 읊고 얼마 준 줄 아냐니? 제 귀를 의심했네요"라면서 "솔직히 여자배구가 협회분들 덕분에 저 자리까지 올라 갔나요? 왜 본인들이 숟가락 얹으려고 하시는지"라며 협회 처사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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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 여자 배구가 9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장 김연경에 대한 사회자의 '대답 강요 질문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인천=차성민 기자

9일 여자배구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장에서 '특정 대답' 집요하게 요구 '일파만파'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호사다마'인가. 성원이 컸던 만큼 분노도 컸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놀라운 투혼으로 4강신화를 이룩한 한국 여자 배구가 귀국하자마자 주장 김연경에 대한 '대답 강요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도 하루 평균 4~5개의 글에 그쳤던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은 선수단 귀국 기자회견 후 하루도 안 돼 협회와 사회자의 무례한 처사를 질타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280여개의 글들이 쏟아지며 분노한 팬들의 성토장이 되고 있다.

10일 오후 2시30분 현재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은 전날 주장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단의 귀국 기자회견 후 올라온 161번째 글 '배구협회 정말 뭔가요'를 시작으로 441번째 '제대로 피드백하라'는 글까지 협회의 무례함과 사과를 요구하는 게시글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날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은 성난 팬들의 접속이 폭주하며 한 때 사이트가 일시 장애를 빚기도 했다.

여자배구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의 무례한 질문을 성토하고 대한배구협회 자유게시판./대한배구협회

이처럼 올림픽 기간 동안 온 국민의 성원을 받았던 여자 배구가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쓰게 된 것은 귀국 기자회견장에서 사회자가 주장 김연경에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은 질문과 대답을 잇따라 강요했기 때문이다. 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대한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 겸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김연경 선수에게 특정 대답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질문을 계속해 파문을 일으켰다.

유애자 감독관은 선수들과 별도로 인터뷰를 진행한 김연경에게 먼저 포상금이 얼마인지를 물었고, 김연경이 "알고 있다"며 넘어가려고 하자 유 감독관은 재차 "얼마요?"라고 물었다. 김연경이 "6억원 아닌가요?"라고 답하자 유애자 감독관은 기다렸다는 듯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유도했다.

분노한 팬들의 접속 폭주로 일시 장애를 빚고 있는 10일 오후 대한배구협회 게시판.

눈치를 챈 김연경은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KOVO(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유 감독관은 이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 동메달 결정전 후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를 들어 격려한 사실을 언급하며 집요하게 '감사하다'는 답변을 유도했다.

정도를 지나친 사회자의 진행을 지켜본 팬들은 곧바로 실시간 라이브 댓글과 배구협회 게시판에 사회자의 질문을 성토했다. '질문 그만', '쓸데없는 질문 왜 한 거야', '그만 보내줘라'라는 반응과 함께 "팬들은 선수 입장이 염려돼 안절부절못하는데, 누구보다 선수 안위를 신경 써야 할 배구협회 배려라고는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너무 불쾌했다"고 했다.

대한배구협회 게시판에 맨 처음 글을 올린 팬은 "고생한 선수 세워 두고 뭐하는 겁니까? 다른 선수들은 들러리 취급하고 김연경 선수한테도 너무 무례하네요. 오자마자 돈 얘기에 대통령께 감사해라, 고압적인 말투. 회장들 이름 줄줄 읊고 얼마 준 줄 아냐니? 제 귀를 의심했네요"라면서 "솔직히 여자배구가 협회분들 덕분에 저 자리까지 올라 갔나요? 왜 본인들이 숟가락 얹으려고 하시는지"라며 협회 처사를 질타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애자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던 배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프로배구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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