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잊지 말아요' 올림픽서 알려진 비인기 종목, 파리까지 고고
[스포츠경향]
지난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희망을 봤다.
유럽, 미국 등이 독식하던 종목에서 한국을 알린 것이 이번 올림픽에서 얻은 소득 중 하나다. 더불어 3년 뒤 열린 2024 파리올림픽을 향한 희망을 키웠다.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는 근대5종의 불모지인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한국이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하기 시작한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57년만에 이뤄낸 쾌거다.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등 근대 유럽의 군인에게 필요한 5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종목의 특성상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쭉 유럽세가 강했다. 아시아 선수가 입상한 건 2012년 런던 대회 때 중국의 차오중룽이 개인전 은메달을 딴 게 유일했다.
올림픽 최고 성적이 11위였던 한국 근대5종은 메달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두들기고, 또 두들겼다.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결같은 지원을 했고 2010년대 들어서는 세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2018년부터 올림픽 전담팀을 별도로 꾸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메달을 향해 성큼 다가갔다.
선수들의 개인적인 노력도 더해졌다. 전웅태는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근대5종을 알리고 싶다”며 올림픽 메달을 향한 간절한 바람을 밝혔다. 약속을 지킨 그는 지난 9일 입국하면서 “이제 시작”이라며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관심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그는 “메달 맛을 한번 봤으니 대표팀이 똘똘 뭉쳐 염원을 풀어야할 것 같다”며 더 높은 목표를 바라봤다.
서구의 전유물로 알려졌던 육상에서도 한국 선수가 이름을 알렸다.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남자 높이 뛰기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육상의 새 날을 열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1997년 이진택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2m34)를 24년만에 갈아치웠고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종전 8위)를 내며 다음 대회를 기대케했다.
특히 우상혁은 경기 도중 웃음을 잃지 않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SNS로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등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덕분에 국내 팬들은 물론 세계 육상팬 팔로워도 늘어났다. 영원히 닿지 않을 것 같았던 목표를 현실로 바꿔나가는 우상혁 덕분에 한국 육상에서도 볕이 들 기회가 생겼다.
‘암벽여제’ 김자인이 홀로 알렸던 스포츠 클라이밍 종목도 이번 대회 주목을 받은 비인기 종목 중 하나다.
18세 소녀 서채현(신정고)가 스포츠 클라이밍의 새 지평을 열었다. 비록 결선에서는 8위에 그치며 눈물을 쏟았지만 예선에서 20명 중 2위를 차지하는 등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이전까지 스포츠 클라이밍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취미로 즐기는 ‘레저’라는 인식이 컸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스포츠 클라이밍도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유력 종목임을 확인했다. 리드, 볼더링 등 생소한 경기 방식도 알려졌다.
이제 올림픽에서 ‘헝그리 정신’은 옛말이다. 비인기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일례로 양궁은 현대자동차그룹의 1985년부터 시작된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었기에 ‘효자 종목’으로 자리잡을수 있었다. 올해 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선수들은 자신들을 향한 관심이 이번 대회에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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