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인정한 하정우, 영화계도 촉각 [종합]

이선명 기자 2021. 8. 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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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첫 공판을 마친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인정한 배우 하정우의 재판 향방에 영화계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정우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하정우는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10차례 이상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은 벌금 1000만원의 약식기소를 결정했지만 법원은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하정우를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한 하정우는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나 죄송하다”며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하정우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마약 취급자와 공모해 2019년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했다”며 “성형외과 원장과 공모해 타인의 인적사항을 건네주는 등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했다.

하정우는 “이 자리에 서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제가 경솔했다”며 “더 신중하고 모범을 보였어야 했는데 동료와 가족에게 피해를 줘 사죄드린다”고 했다.

또한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겠다”며 “만회할 수 있도록 선처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하정우의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하정우 변호인 또한 “이 사건이 언론에 드러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은 상황으로, 배우로서도 활동도 못 하고 경제손실이 크다”며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이 선고되면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고 했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첫 공판을 마친 배우 하정우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변호인단의 주장대로 하정우가 캐스팅돼 촬영을 마쳤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은 사실상 일정이 ‘스톱’된 상태다.

하정우가 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인 만큼 그가 출연을 앞두고 있는 영화도 다수다.

하정우가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보스턴1947’의 경우 지난해 개봉이 예정돼 있었지만 함께 출연한 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물의로 한차례 연기됐고, 하정우의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현재까지 개봉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촬영을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수리남’도 비상이다. 하정우가 남미의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한 국정원 비밀작전에 휘말린 한인 사업가 강인구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가 마약 사건을 다루고 있어 하정우의 재판 향방에 따라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영화 ‘야행’ ‘피랍’ 등의 작품이 하정우와 촬영을 마쳤거나 촬영을 예정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의해 하정우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사실상 벌금형 이상의 판결이 나오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작품의 흥행성적을 직접적으로 판가름하기란 어려워보인다는 의견이다. ‘수리남’은 함께 수많은 히트작을 생산해온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의 7년 만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배우 황정민과 하정우의 케미 또한 개봉 전부터 흥미를 유발했다.

실제 영화 ‘내부자들’ 개봉에 앞서 사생활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배우 이병헌이 탁월한 연기력과 영화의 흥행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은 적이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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