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준석 대표 휴가 중 '규율반장' 자처?

"이준석, 윤석열 입당하자 물어뜯기 시작"
'토론배틀' 양준우 대변인 향해서는
"대선주자 공격, 해당행위·이적행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과 신경전을 벌여온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대선 후보들이 당에 들어오자마자 물어뜯었다”며 날을 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과의 관계에 관련한 질문을 받고 “윤 전 총장에 대해서 하루빨리 입당하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입당하지 않으면 그 캠프에 간 의원들을 징계하겠다고까지 이야기하면서 입당을 하라고 했었다”며 “입당하자마자 그때부터는 후보들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도와줘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이 과연 그런가. 들어오자마자 그때부터는 물어뜯기 시작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가 당 대선주자가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윤 전 총장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을 두고 ‘물어뜯었다’고 말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기 때문에 조금 더 관리하면서 당의 정권교체를 위해서 노력해주는 모습이 조금 더 필요하다. 지금은 아무래도 약간의 감정싸움도 있는 것 같고 더 나아가서 후보자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많이 등장시키려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고래, 멸치 등의 비유가 난무하며 대선 주자 간 감정싸이 벌어진 데 대해서도 “아쿠아리움 정당”이라는 표현으로 일침을 놨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이 대표가 불참한 ‘최고위원 간담회’ 자리에서도 “우리 당이 참으로 혼란스럽다” “외부에서 본다면 우리 당은 콩가루 집안으로 보일 것”, “모두가 말을 좀 줄여주시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추진한 ‘토론배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양준우 대변인을 향해서도 공개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우리 당을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별 일이 다 생긴다. 당의 대변인이 당의 유력 대선주자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고 이적행위”라고 공세를 폈다. 양 대변인이 전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선거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좀스럽고 민망하다. 이거야말로 정치 초보의 실수로 보이고,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에 맞게 처신하면 될 일”이라는 글을 쓴 것이 발단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후 “양 대변인으로부터 ‘본인은 민주당을 공격한 내용이고 언론이 왜곡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저는 양 대변인에게 최재형 원장에게 ‘정치 초보의 실수’라고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며 “도대체 우리 당의 대선후보에게 ‘정치 초보’라고 하며 ‘실수’라고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당의 대선후보를 비하하는 분위기는 자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