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 '감사 강요 인터뷰' 뭇매..배협 "조크로 봐야"

이세현 2021. 8. 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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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김연경 선수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져 못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배구협회 게시판에도 이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0일 대한민국배구협회 게시판에는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하거나 포상금 액수 등 난감한 질문을 한 것을 비판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대표팀이 퇴장하려던 도중 배구협회 관계자들은 "김연경 선수만 남아달라"며 그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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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 얼마" "文대통령에 감사 인사" 무례한 기자회견 시끌
"생색내기에 선수 이용" 배구협회 게시판에 비판글 잇따라
논란 일자 배구협회 측 "오해의 소지 있어" 해명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김연경 선수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져 못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배구협회 게시판에도 이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김연경 선수. (사진=연합뉴스)
10일 대한민국배구협회 게시판에는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하거나 포상금 액수 등 난감한 질문을 한 것을 비판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선수들 박수부대 만들고 자축한 배협” “배구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주면서” “관계자의 제대로 된 피드백을 요구한다” “국위선양하고 온 선수들한테 왜 이러나” 등 기자회견을 지적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김연경 선수 등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대표팀이 퇴장하려던 도중 배구협회 관계자들은 “김연경 선수만 남아달라”며 그를 붙잡았다.

이후 김연경 선수는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 감독관이 “여기서 10~15분 정도 인터뷰할 거다”라고 하자 김연경은 “여기서 인터뷰 한다고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유 감독관은 대뜸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것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김연경 선수는 “아 네,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재차 금액을 말하도록 유도했고 김연경 선수가 “6억원 아닌가요?”라고 했다. 이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부탁했다. 김연경 선수는 “이렇게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대답했다.

유 감독관은 또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께 감명을 준 거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그거에 대해서 답변 주셨나?”라고 물었다.

김연경은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께 뭐…”라면서 당황해했지만 “너무 감사하고 이번에 여자배구가 많은 분께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해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도 유 감독은 “기회가 왔다. 답변을 해달라”며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 그러자 김연경은 “무슨 답변이요? 했잖아요. 지금”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구협회 게시판에는 김연경 선수 관련 기자회견을 비판하는 게시글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사진=배구협회 홈페이지)
해당 인터뷰 직후 올림픽 일정으로 지친 선수에게 무례한 생색내기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며 유 감독관과 배구협회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 측은 “사회자의 직설적인 성격이 그대로 노출된 것 같다. 나쁜 뜻은 아니었다”며 “대통령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강요했다기 보다는 표현 방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질문들을 조크(농담)로 봐야지 대단하게 부각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번 기자회견이)배구협회나 배구연맹의 생색내기가 절대 아니었다. 예정에 없던 후원금을 낸 신한금융에 대한 감사 표현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배구협회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서 20년 만에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배구팀에게 회식 메뉴로 김치찌개를 선정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김연경 선수는 사비로 고급 레스토랑에 자리를 마련해 선수들과 뒤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현 (p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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