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모가디슈' 기적 같이 가고 있다..모든 게 감사" [★FULL인터뷰]
신작 '밀수' 촬영에 한창이라 개봉 2주차에 온라인을 통해 류승완 감독과 만났다.
-'모가디슈'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서 개봉해 흥행과 평단,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계속 연장되고 올림픽도 있었는데 이 와중에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기적 같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객분들도 좋아해주셔서 하루하루 모든 게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군함도' 이후 4년만에 개봉인데 소회는 어떤가. 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정말 어렵게 개봉을 결정했는데.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더군요. 소회는 항상 떨리죠, 긴장되고. 어떻게 한 마디로 설명드리기 힘들다. 많은 분들이 '모가디슈'를 작년 여름에 개봉할 것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사실 저희는 작년 여름에도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다. 겨울 개봉 이야기도 있었는데 저희 영화 배경상 이 영화는 더울 때 개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관객분들이 아프리카의 열기를 느끼면서 보시길 바랬다. 그러다가 올여름 개봉하게 됐는데, 팬데믹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있었다. '모가디슈'는 제작비도 많이 들었고. 그렇지만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라고 기록적인 흥행 스코어를 만들자는 그런 욕심은 덜 했다. 저희 원칙은 아무리 비싼 돈을 누가 준다고 해도 이 영화는 스트리밍으로 넘길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모가디슈'는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다라는 것이었다. 저 스스로도 그렇고, 모두의 생각은 '모가디슈'는 극장에서 체험하는 게 맞다는 것이었고, 그것을 고수했다. 여름 개봉에 고민이 많았지만 선택을 해야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관객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게 진심이었다.
또 실제로 지금 영화계가 어느 정도 힘드냐면 후반 작업 업체들이 영화가 개봉을 못하니깐 하드를 비워야 하는데 그걸 못 비워서 난리다. 저희가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잘못돼 봐야 어디까지 잘못 되겠어, 그런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저희들의 진심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군함도' 이후 차기작을 고민했을 텐데 왜 본인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덱스터스튜디오에서 갖고 있던 시나리오로 차기작을 선택했나. 그만큼 '모가디슈'가 매력적이었나. 또 덱스터에서 준비했던 시나리오 가제는 '탈출'이었는데 왜 '탈출'을 지우고 '모가디슈'로 제목을 지었나.
▶알고 계신 것처럼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갖고 있던 시나리오를 제안 받았다. 원래 이 소재는 수년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덱스터 스튜디오가 판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내께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 저한테 의뢰가 올 줄은 몰랐다. 처음 온 시나리오는 방향이 달랐다. '부당거래'(박훈정 감독이 쓴 시나리오로 연출한)도 그랬는데, 영화가 가져가는 목표 지점은 같으나 그 과정이 되게 달랐다. 그래서 의뢰를 받고 각색과 자율권을 주신다면 해보겠다고 제안했다. 덱스터스튜디오에서 오케이를 해서 다시 전면적으로 취재하고 시나리오를 지금 버전으로 완성했다.
원래 제목은 '탈출'이었는데 상업적으로 본다면 '탈출'이란 제목이 더 쉽다는 걸 사실 저도 알고 있다. 저희 제작진도 더 쉽게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이 이야기가 이 영화가 그렇게 쉽게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딱 정하는 순간 관객들이 자칫하면 미리 자신들이 생각하는 영화를 머릿 속에 그리고 들어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모가디슈'란 말이 어렵다. 누구는 제가 '짝패'(충청도를 배경으로 하는)를 만들었으니 '뭐가됐슈'로 충청도에서 만드는 영화냐고 하기도 하더라. '모가디슈'란 제목은 저희 모두에게 어려운 선택이었는데, 그래도 저한테는 '모가디슈'라는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이 중요했다.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했다면 영화에 대한 인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럴 줄 알았으면 '탈출'이라고 할 걸 그랬나, 그런 생각도 했다.
-'군함도'에 이어 '모가디슈'에서도 탈출과 생존이 키워드인데.
▶실화를 영화로 만들 때 은근히 취재를 엄청 한다. 가장 첫번째 하는 일이 관련된 주변부 상황을 취재하고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찾는 것이다. 엔딩크레딧을 보면 저희가 만났던 분들, 그리고 참고자료들이 나온다. 외교관, 종군기자들, 북한 관련 전문가들 등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당시 상황을 인터뷰하고 추천받은 관련 서적들을 다 읽었다. 그래도 부족한 것들은 다단계 하듯 계속 소개받아서 만났다. 부족하지만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상상력을 가미한 부분은 탈출할 때 차를 책으로 덮어서 방판차로 만든 것이었다. 실제로는 없었다. 실제 사건이 너무 영화 같아서 그대로 담으면 오히려 가짜라고 관객이 받아들일까 고민했다. 실제 사건은 정부군, 반군 모두에게 오해받아서 사격 받는다. 대사관 앞 50미터 지점이 마지노선이어서 거기에서 사격을 멎췄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렇게 사격을 받았는데 한 사람만 죽었다면 이걸 사람들이 믿어줄까, 너무 현실이 가짜 같아서 영화적으로 고민했다. 조사를 하다보니 당시 정부군과 반군이 사용했던 AK소총이 반동이 너무 심해서 명중률이 낮고 반군이 훈련이 잘 안되서 잘 못 맞추기도 했다더라. 실제 총알이 전화번호부를 못 뚫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 안에서 사실감을 더하도록 책으로 차를 덮어서 방탄차처럼 맞들었다.
또 인물들의 구성을 좀 더 첨가하고 빼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북한 대사관은 8번 정도 습격 당했는데 그걸 영화 안에서 다 보여주면 너무 반복되고 힘든 상황만 관객에 전해줄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는 한국대사관 안에서 남북 사람들이 12일 동안 같이 지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시간도 압축했다. 남북대사들의 만남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김윤석 허준호 조인성 구교환 등 이번에는 처음 해보는 배우들과 작업을 같이 했는데.
▶캐스팅은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웠다. 각본과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서 모두가 동의해줬다. 작업 과정은 (배우들의)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외국에서 4개월 동안 찍어야 하니깐, 서로를 믿지 않으면 서로에게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 했는지 정말 똘똘 뭉쳤다. 모두가 저의 편이 되어주고, 현장의 편이 되줬다. 공동 책임으로 배우들이 모두 서로를 잘 챙겨주고 스태프도 잘 챙겨줬다. 지금도 자주 모로코의 현장을 그리워 한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 없었던 건 아닌데, 힘든 데 좋았다. 다시 가라고 하면 이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
▶또렷히 기억하는 순간이 하나 있다. 김윤석이 영화 속에서 조인성과 구교환이 싸운 다음에 자조적으로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표정을 짓는 장면이 있다. 그 때가 제 생일이었다. 그 신의 마지막 촬영이었고. 내 생일날 찍는 마지막 장면이었는데 그 표정을 보는 순간 생일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조인성이 '유어 패보릿 시가렛'이라고 하는데 이게 뭐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어에 대한 부담을 되게 많이 갖고 있었는데 그런식으로 해소하고 돌파하니깐 너무 좋았다. 허준호가 "한대사 갈 곳이 없소"그렇게 대사를 하는데 정말 영화 찍는 기분이 났다. 스크린에서 그 얼굴을 본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모가디슈'에는 배우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 앙상블, 눈빛 하나하나 맞춰줄 때 그런 쾌감이 없었다. 영화 감독하는 게 행복한게, 세상에서 내가 제일 먼저 이 모습을 보다니, 이런 기분이 들었다.
-허준호가 '모가디슈' 촬영장을 꿈꾸던 완벽한 촬영장이라고 했는데.
▶허준호 선배가 도착한 첫 날이 기억이 난다. 서른 시간 넘게 비행기를 갈아타고 공항에 도착하고 난 뒤 7시간 동안 되게 험한 길을 달려야 우리 촬영장에 도착한다. 그렇게 도착하고 저희 준비한 현장을 본 허준호 선배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허준호 선배는 8,90년대 험악한 해외 촬영을 경험한 분인데, 정말 좋아해주시는 게 특별한 게 아니었다. 배우들이 촬영 중간중간 대기하는 장소, 미술세팅, 소도구들, 이런 것들을 진짜 좋아해주시더라.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그렇게 좋아해주셔서 되게 감사했다. 사실 이 영화는 의외의 것들이 CG고 대부분이 진짜로 준비한 것들이다. 공항 가는데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이나 불을 지르는 것이나 다 진짜다.
-북한말을 자막으로 처리했는데.
▶전작인 '베를린'을 만들고 나서 당시 북한 사투리가 안들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북한말 단어나 사투리 억양을 요즘 관객들이 점점 더 낯설어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베를린'의 한석규 선배 아들이 뉴스를 보다가 북한 사람 인터뷰를 보고 '아빠, 왜 저 나라 사람들은 우리랑 같은 말을 써요?'라고 물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 어쩌면 우리가 분단되고 나서 세대가 몇 번 바뀌었는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타국으로 인식하고 있을 수 있겠다 싶더라. 그래서 이도저도 아닌 사투리를 쓰는 것보다 자막으로 쓰는 게 관객들에게 더 친절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게 북한 외교관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키는 영화를 만들 때 좀 더 새로운 시도로 접근하는 게 아닐까도 싶었고.
-소말리아 정부군과 경찰이 반군을 진압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과거 민주화운동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우리가 아마도 현대사에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 스스로도 무의식 중에 그런 생각이 작용했던 것일 수도 있고. 다만 그 장면에서 너무 연출자의 의도가 드러나는 걸로 완성되길 원하지 않았다. 그렇게 연상되는 분들도 있을테고, 그 기억이 없거나 전혀 모르는 분들은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그 상황 자체가 사람이 사는 곳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 비슷할 것 같다. 여전히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있는 여성과 아이들의 고통을 생각할 때, 이런 것들은 우리 안의 폭력성이나 야수성을 제어하지 않으면 언제든 반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 당시를 연상하는 게)가능한 해석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게 목표는 아니었다.
-소말리아 소년병들의 모습에서 담은 의도가 있다면.
▶총 든 아이들의 모습에서 무슨 제 의도가 중요할까요,라고 생각한다. 보시면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초반부 쓰레기더미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한다. 그리고 대충 만든 천장 밑 흩바닥에서 공부를 하고. 그런 아이들이 총을 들고 있는 것, 거기에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요, 아마 여러분들이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들을 저도 현장에서 느꼈다고 생각한다.
-남북 대사관 직원들이 같이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깻잎을 나눠 먹는 모습이 인상 깊은데.
▶우리 영화의 밥상 장면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게 많다. 시나리오에 거의 모든 장면이 있었다. 허준호가 김치를 잡으려는데 촛불 때문에 뜨거워서 떨어뜨리면 김윤석이 보지도 않고 김치를 앞으로 밀어준다. 서기관들이 같은 반찬에 젓가락이 닿으면 서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어릴 적 저의 집에서 할머니와 밥을 먹은 기억인데, 예컨대 장조림에 젓가락이 가면 할머니가 제 앞으로 밀어준다. 다시 김치로 젓가락이 가면 그걸 제 앞으로 밀어주고. 어렸을 때는 할머니한테 반항한다고 일부러 멀리 있는 걸 잡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베를린'에서도 하정우와 전지현 부부가 밥을 먹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전지현에게 하정우가 그 반찬을 집으면 밀어주는 걸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저의 밥상 문화에 대한 기억이다. 깻잎은 당연히 혼자서 젓가락으로 잘 떼어내기 어렵다.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좋고. 엄청나게 큰 의미를 담으려고 한 게 아니고, 사람이 사람한테 대하는 기본이랄까. 우리와 북쪽 사람들이 말 뿐 아니라 먹고 사는 것들도 오래 공유하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특별히 많은 설명 없이 따뜻하게 보여지지 않을까, 모두가 그런 기억이 있을테니깐.
-조인성의 첫 등장에서 담배꽁초를 모닥불 형태로 배치하고 거북이가 기어가는 장면을 담은 까닭은.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담배를 그렇게 피울 정도로 오래 기다리다보면 혼자서 별 짓을 다하지 않나. 그리고 아프리카에 가보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 느닷없이 동물이 나타나는 게 흥미로웠다. 거북이를 돌려놓는 걸 보면 그 인물을 상상하는데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자동차에 책을 붙이는 장면에서 유독 하나의 외국책이 떨어지는 장면이 인상 깊은데. 무슨 책이며 무슨 의도인가.
▶영화의 마술인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엄청 더운 것 같은데 실제로 촬영할 때가 겨울이었다. 거기도 춥다. 나도 파카 입고 있었다. 로케이션 헌팅 갔을 때는 더워서 화상을 입을 정도였는데 막상 촬영하러 갔는데 너무 춥더라. 배우들이 정말 대단한 것이, 서늘한 데 정말 더운 표정을 다 해주고, 보조 출연자들도 그 열기를 표현해줘서 정말 덥게 보이도록 만들어줬다. 또한 아프라카 풍광을 보여주는데 제가 취재하고 느낀 저의 느낌도 있지만 관객분들이 원하고 요구하는 룩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과 제가 요구하는 접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촬영 조명 미술 감독님들이 제가 좋은 선택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현장 스태프, 제작부, 배우들 우리 팀웍이 없었으면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모로코 최고의 크루들과 작업하긴 했지만, 할리우드 최고 크루들과 작업하라고 해도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십수년 동안 쌓은 서로의 신뢰가 없다면 못 했을 것이다. 결국 원동력은 사람이다.
-모로코 올로케이션 작업이 무척 힘들었을텐데.
▶의외로 돼지고기 못 먹는 게 제일 힘들었다. '베를린' 때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이번에는 밥차를 갖고 간 게 힘이 됐다. 또 모로코가 아랍권이라 공용어로 불어를 써서 언어 소통이 힘들었다. '베를린' 때는 영어로 하면 대충 알아들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안되더라. 처음 숙소에서 가서 물을 달라고 했는데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번역기로 검색해서 보여줬다.
그래도 영화현장은 신기한 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언어는 다른 것 같다. 며칠 지나니깐 손짓발짓해도 다 알아듣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모로코 현장은 정말 좋았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착하고 열정적이고. 힘든 것은 흑인 국가가 아니어서 배우들 모으는데 우리 팀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가 찍은 곳이 한국으로 치면 속초 같은 정도의 작은 곳이라 대도시에서 찍는 것과 다르게 인력 수급이 힘들었다. 조감독들이 일일이 사람들 오디션 보고 액션팀이랑 같이 연습했다. 거리에 블록치고 그런 것들이 우리팀들이 다 해낸 것이었다. 태양이 항상 일정하게 뜨고 져서 촬영계획 짜는데도 좋았다. 힘든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많았다.
-'모가디슈'는 2D 뿐 아니라 IMAX랑 스크린X, 돌비 애트모스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 중인데. 추천할 포맷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IMAX로 봤을 때 내가 만들었는데도 처음 본 장면이 있었다. 돌비 애트모스는 만들 때부터 워낙 음향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음악의 파워가 달라져서 굉장히 만족했다. 스크린X는 스크린ㅌ팀이 굉장히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 배경만 확장하는 게 아니라 특정 장면을 더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 각각 다른 장점들이 있어서 무엇이 가장 좋다고 할수는 없고. 각각의 개성들이 있어서 다른 영화 보는 것 같다. 영업이 아니다. 제 경험을 말씀 드린 것이다.
-신파가 아닌 절제된 감정으로 막을 내렸는데.
▶이렇게 너무 드라마틱한 소재일수록 만드는 사람들이 대상에 대한 거리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이성적으로 상황과 인물들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손익분기점이 돌파된다면 공약 같은 게 있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끝나야 무슨 이벤트를 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서로 그날 전화하고 문자하고 좋아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관객분들이 봐주시는 것도 기적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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