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강성 지자자 문자폭탄에 휴대폰, 얼음 속에 넣어둘 때 많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내부의 대선 경선 불복 논란에 대해 "아주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는 송 대표. /국회=이선화 기자

"'경선 불복' 논란 아주 경계할 문제"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불복' 논란에 대해 "아주 경계해야 할 문제"라며 대선 후보들의 경선 승복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이나 댓글에 대해서는 후보 본인과 캠프에서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낙연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발언으로 '경선 불복' 논란이 일자 "핵심은 원팀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자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그렇게 해석되지 않도록 아주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선거에서도 경선 과정에서 다 치고받고 했다. 지난 대선 땐 더 심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다. 결국은 원팀이 됐다. 이번엔 경우가 조금 다를 순 있다.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라고 해 '경선 불복'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설훈 의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누구보다 앞장서 경선 이후의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이 되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해왔다"며 김 의원에게 "거짓 프레임을 당장 멈추라"고 반격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공정한 경선 관리 방안과 관련해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신뢰로 쌓이려면 후보 본인은 물론 각 후보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등이 후보들의 취지에 따라줘야 한다. 동시에 열성 지지자들이 금도에 벗어난 발언을 한 것들은 각 진영에서 자제시키되, 설령 있더라도 무시해야지 공식 언어로 인용해 부딪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TV토론 때 6명 후보들이 (상대 후보에게) '내가 대선 후보가 되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주겠나' 물어보도록 하고 본인도 '저도 경선에 떨어지면 기꺼이 맡겠다'고 (답하면서) 상호 확인하는 걸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선관위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민주당 대선 후발 주자를 두고 "이번에 기회가 없다"고 발언해 경선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진보든 보수든 균형감각과 사실에 기초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선 "지지자들이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들을 인용해 공식 언론 기사로 쓰는 게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다. 아예 무시해야 한다"며 "저한테도 하도 많이 문자폭탄이 와서 핸드폰이 터질 것 같아 얼음 속에도 핸드폰을 넣어놓을 때가 많이 있다. (문자폭탄은) 안 보는 게 낫다"고 당부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심송심(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대선 후보로 밀고 있다는 주장)' 등 편파성 논란에 대해선 거듭 일축했다. 그는 "논란됐던 게 경선을 연기할 건지 예정대로 할 건지에 대한 거였는데 그건 특정 후보 지지가 아니라 많은 당원들과 상임고문단이 대부분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진행하다 보면 그런 논란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는 당 대표가 될 때 특정후보 진영의 조직적 도움을 받은 바 없고 외롭게 뛰어서 당선됐다. 특정 후보를 챙겨야 할 정치적인 부채가 없는 상태"라며 "제 모든 관심사는 특정 후보 당선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가 내년 3월9일에 당선되는 것이고, (경선 관리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100일 동안 가장 어려웠던 결정은 당내 반발이 심했던 '부동산 세제 완화'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서울·부산시장 패배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 세금 문제였다. 그래서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종부세 완화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당내 많은 의원은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소극적이었고 난색을 표명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끈질기게 설득하고 논의하고 정책의총을 통해 찬반 양론 의견들이 충분히 논의했다. 의원들이 표결에서 압도적으로 뒷받침해줬다. 그때가 제일 어려운 고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취임 후 행보에 대해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잘할까 걱정도 많고 불안도 했는데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하며 "당내 중진 의원들 만났더니 '송영길 안 찍었는데 송영길 안 됐으면 큰일날 뻔했다'는 의원들의 격려도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향후 핵심 과제로는 코로나19 백신의 원활한 확보와 집단면역 달성, 부동산 공급 대책 추진, 잡음 없는 경선 관리와 원팀 조성 등을 꼽았다. 송 대표는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게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집단면역 달성"이라며 "최대한 대안을 확보해나가는 게 필요하고 국내 백신 개발이 내년 상반기까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독려하고 뒷받침하겠다. 부동산은 공급 대책이 차질없이 되도록 하겠다"며 "당내로는 경선 관리를 잘해서 잡음없이 후보가 선출되고 하나로 원팀을 만들어낼 것이냐가 핵심이다. 여야 양당이 얼마나 경선 과정을 잘 수습해 하나가 되느냐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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