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무서운 코로나..면역력 좌우하는 킬러세포 약화

국내 연구진 첫 규명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억명을 돌파한 2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중증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1.1.26/뉴스1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하는 자연살해(Natural Killer) 세포의 항 바이러스 기능이 약화돼있으며, 중증 환자의 경우 이같은 기능 변화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카이스트(KAIST)는 10일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 김연숙, 천신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살해 세포 기능 변화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자연살해 세포는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며,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살해 세포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이는 세포독성 자연살해 세포인데,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세포독성 자연살해 세포의 수나 기능이 떨어진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변화 양상이나 기능이 약화되는 원리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질병 경과에 따른 코로나19 환자의 자연살해 세포군의 변화. /자료=카이스트

연구팀은 한국인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이후 자연살해 세포에 일어나는 변화를 최초로 규명했다.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일반적인 자연살해 세포보다 세포독성이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

이 같은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들은 중증도에 관계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됐으며, 질병 초기에 빠르게 증가하면서 선천면역 반응을 약화시켰다.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들의 증가 상태가 1주 이후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반면,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2~3주 이상 유지됐다.

논문 제1저자인 카이스트 임가람 박사 연구원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서 보이지 않는 이러한 자연살해 세포 변화는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을 이해하고, 중증 환자에서 대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에 주목받을 만한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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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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