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별곡] 경쾌하다..재밌다, 남녀노소 폭넓은 인기 폭발 '트윈비'
1985년 3월 코나미의 신 아케이드 기판 시스템인 버블 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게임 '트윈비'가 출시되었다.
'트윈비'는 기존의 코나미 게임의 특성과 다르게 난이도 부분에 세심하게 배려한 게임이다. 코나미의 슈팅 게임은 변덕스럽게 어려운 난이도로 유명한 게임이 많았다. 그런데 '그라디우스'를 쉽고 재미있는 컨셉으로 만든 '파로디우스'조차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트윈비'는 코나미의 버블시스템 기판을 사용한 최초의 게임이었는데 1985년 3월 출시한 '트윈비'에 이어 다음으로 1985년 5월에 '그라디우스'가 출시되었다. 코나미의 버블시스템은 모토로라 68000 9.216 MHz의 CPU를 사용한 기판으로 사운드는 별도의 CPU를 사용하여 '자이로그 Z80 3.579545 MHz'와 '제너럴 인스트루먼트 AY-3-8910'와 'K005289', 'Sanyo VLM5030'를 사용했다.
버블시스템 기판은 초기 코나미 게임에 사용되었다가 버블메모리 기판의 설계 결함으로 점차 사용되지 않게 되어 1980년대 후반까지 사용되었고 1990년대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코나미의 버블시스템은 일명 '모닝뮤직(Konami Morning Music'이라고 해서 기판이 사용가능 한 상태가 되기 위한 워밍업 시간에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유명했다.
버블시스템 기판은 버블메모리의 특성상 온도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초기 가동시 온도를 올리고 데이터를 DRAM으로 전송할 때 대기하는 지루한 시간을 기다리는 플레이어를 위해 만든 것이 '모닝뮤직'이었다.
'모닝뮤직'은 코나미의 게임 음악 작곡, 편곡 및 연주 전문 팀인 '코나미 구형파 클럽'의 '히가시노 미키(東野美紀)'가 만들었다. 기판이 정상 가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화면에 숫자가 카운트되면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이 음악은 나중에 따로 앨범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트윈비'는 코나미 버블시스템 기판을 사용한 최초의 게임이자 '모닝뮤직'으로 코나미의 게임 역사에서도 가치가 높은 게임이다.
또한,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 설정도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하는 초보 유저 위주로 설정하여 게임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디자인도 그에 맞춰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만들었다.
이렇게 세심한 구성을 한 결과 게임 초보자들게도 어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트윈비' 게임은 게임으로는 거의 최초로 게임의 세계관을 소재로 하는 라디오 드라마 '트윈비 PARADISE'로 만들어졌다.
'트윈비' 라디오 드라마는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특별편을 만든 것이 아니라 1993년 10월 10일에 시작해서 1997년 3월 20일까지 무려 4년 가까이 라디오 전파를 타고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았다. '트윈비 라디오 드라마'는 '팝픈 트'트윈비' 출시 이후 제작되었는데 '팝픈 '트윈비'는 정규 '트윈비 시리즈 중 6번째 시리즈에 해당하는 게임이다.
트윈비 게임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전체적으로 다른 슈팅 게임에 비해 쉬운 난이도 설정도 큰 몫을 했다. 하지만, 모든 사물에 자아를 가진다고 전해지는 마지의 행성 '솔티아스'에서 만들어진 전투기체인 트윈비와 윈비가 등장하며 이 기체는 다른 슈팅게임과 달리 자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말도 할 수 있다.
이런 설정으로 라디오 드라마나 OVA등 다양한 매체에 등장할 수 있었고 코나미의 다른 슈팅 게임 '파로디우스' 시리즈에도 등장했다. 트윈비 기체에는 '라이트'라는 파일럿이 탑승하고 윈비 기체에는 '파스텔'이 탑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트윈비를 타는 라인트는 토너 박사의 손자로 돈부리 섬을 공격해오는 '스파이스' 대마왕을 물리치기 위해 트윈비와 윈비가 출동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스토리다. 당시 슈팅 게임들이 무겁고 진중하거나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스토리가 많았던 것에 비해 가볍고 경쾌하고 우스운 내용의 이야기로 시작한 트윈비는 남녀노소 폭넓은 지지층을 형성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트윈비 시리즈는 코나미의 다른 슈팅 게임에 비해 시리즈 개수가 많은 편인데 콜라보 작품을 제외하더라도 정규 시리즈는 10여개가 훨씬 넘는다.
'트윈비 / 아케이드, 패미컴, MSX, PSP, 닌텐도 3DS
불타라 '트윈비 시나몬 박사를 구출해라! /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 패미컴
'트윈비 3 포코포코 대마왕 / 패미컴
'트윈비다!! / 게임보이, PSP
나왔다! '트윈비 / 아케이드, X68000, 플레이스테이션, 세가 새턴, PC엔진, PSP
팝픈 '트윈비 / 슈퍼패미컴, PSP, 닌텐도 스위치
'트윈비 레인보우 벨 어드벤처 / 슈퍼패미컴
'트윈비 얏호! 이상한 나라에서의 대소동!! / 아케이드, 플레이스테이션, 세가 새턴, PSP
'트윈비 대전 퍼즐 구슬 / 플레이스테이션
'트윈비 RPG / 플레이스테이션
Go! Go! '트윈비 / 모바일 게임
'트윈비 포터블 / PSP / 1,2
'트윈비 PARADISE / 라디오 드라마
'트윈비 PARADISE OVA / 애니메이션(OVA)
'트윈비 ~윈비의 1/8 패닉~ / 애니메이션(OVA)
파치슬로 ''트윈비' / 파칭코
이상의 정규 시리즈 외에도 '트윈비'의 캐릭터와 소재를 활용한 콜라보 게임까지 합하면 엄청나게 많은 수의 '트윈비' 관련 게임들이 출시되었다.
특히, 라디오 드라마인 '트윈비 PARADISE'의 경우 그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CD와 OVA(Original Video Animation) '트윈비 PARADISE', '트윈비 ~윈비의 1/8 패닉~' 등이 출시되기도 했다.
트윈비 드라마 CD와 OVA는 기존 트윈비 게임 시리즈의 인기와 더불어 출시 이후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 인기를 바탕으로 '트윈비 얏호!', '트윈비 RPG'가 출시되기도 하는 등 인기의 선순환으로 계속해서 '트윈비' 시리즈가 출시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트윈비' 시리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경쟁작들이 계속해서 출시되는 상황에서 '트윈비 RPG'라는 게임이 1998년 4월 발매되었다. '트윈비 RPG'는 트윈비 시리즈 마지막 게임으로 슈팅으로 시작한 트윈비 게임을 RPG로 장식한 게임이다.
트윈비 초기 시리즈들이 라이트 유저들에게 어필하며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경쟁작들이 출현하면서 입지가 불안해지고 예전만큼 성과를 내기 힘들어지게 되자 트윈비는 기존의 슈팅이라는 장르를 탈피하고 1990년대 중후반 인기가 많았던 RPG 장르를 접합해 '트윈비 RPG'라는 괴상한 게임을 만들었다.
'트윈비 RPG'는 꺼져가는 트윈비의 생명을 연장하고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집행했는데 2D로 계획됐던 게임도 개발 도중 '파이널 판타지7'이 초대박을 터트리자 '트윈비 RPG'도 갑자기 2D에서 3D로 급하게 노선을 변경하고 지금까지 개발된 부분을 모두 버린 후 다시 3D 전용으로 개발을 시작했을 만큼 회사에서는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출시된 게임의 퀄리티는 시류에 편승하고 무리하게 욕심 낸 결과만큼 참담했다.
하필이면 3D RPG '파이널 판타지7'이 출시되는 바람에 당시 3D 게임들 중 RPG 게임은 거의 대부분 원하던 원치않던 무조건 '파이널 판타지7'과 비교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고 그 당시 '파이널 판타지7'과 상대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없었고 '트윈비 RPG' 또한 그 불행한 게임 중에 하나였다.
차라리 2D를 채택해서 처음부터 기획을 변경하지 않고 2D로 개발을 끝내고 출시한 '브레스 오브 파이어'나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등이 나름대로 인기를 얻었던 것에 비하면 '트윈비 RPG'는 무리한 욕심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게임이 되어 버려 결국 트윈비 시리즈 중에서도 최악이라 평가받는 불운한 게임이 되었다.
하지만, 트윈비 게임은 비록 마지막이 조금 불우하긴 했어도 시리즈 내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게임이었는데 특히 게임에 등장하는 기체와 캐릭터들도 별도의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을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다. 라디오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으로도 제작되었고 주인공들이 다른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리즈 중에 '팝픈 트윈비(Pop'n Twin Bee)'는 여러모로 트윈비 시리즈에서 기념비적인 위치에 있는데 트윈비라는 게임 콘텐츠가 라디오 방송과 애니메이션, 만화책 등 다양한 매체로 뻗어 나가는데 그 시작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트윈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쉬운 난이도를 자랑했는데 아케이드(오락실)용이 아니라 가정용 콘솔 게임기 전용으로 출시한 것이 큰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가정용 게임을 굳이 극악의 난이도로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간단하지만 전체적으로 쉽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BGM이 높은 퀄리티로 유명한 게임 중에 하나이다. 특히 게임의 1스테이지 음악 '바람에게 이끌려'는 라디오 드라마 '트윈비 PARADISE'의 1기 오프닝 'Twin Memories'로 보컬곡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이 노래는 트윈비 시리즈를 대표하는 보컬곡이 되었다.
노래는 '코우다 마리코(國府田マリ子)'가 불렀는데 코우다 마리코는 일본의 1990년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성우로 ''트윈비 PARADISE'' 진행을 맡기도 했다.
트윈비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코나미 컬렉션이나 모음집으로 출시되었지만 정식 넘버링은 이제 출시되고 있지 않다. 한때의 영광을 뒤로하고 과거의 추억속에만 남겨진 듯 해서 상당히 아쉬운 게임 중에 하나인데 여담이지만 실제 존재하는 비행기 중에 이름이 같은 'Twin Bee'라는 수상 비행기가 있다.
생긴 모양도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것이 사로 너무 닮아있다 보니 누가 누구를 모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는 'STOL Aircraft UC(United Consultants )-1'이라는 명칭의 'United Consultants Twin Bee'가 먼저 나왔다. 수상비행기 UC-1 트윈비는 1940년대에 이미 SeaBee라는 기체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후속 기종으로 1960년대 등장한 기체이다. 아마도 기체 디자인을 모방했다면 1985년 출시한 '트윈비 게임이 1960년대 등장한 '트윈비 기체를 모방하지 않았을까 생각 될 정도로 엄청 귀엽고 둥글둥글한 디자인이 서로 닮아 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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