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와 싸울 '전투병' NK세포, 세포운명전환기술로 빠르게 효과적으로 생산

이현경 기자 2021. 8. 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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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세포 운명전환(reprogramming) 기술을 이용해 인간 유도 자연살해세포(drNK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세포 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치료 효과가 우수한 NK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향후 NK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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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이 세포 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림은 쥐 실험에서 항암 효과를 측정한 그래프다. 35일(D35)이 지나자 암세포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포 운명전환(reprogramming) 기술을 이용해 인간 유도 자연살해세포(drNK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조이숙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팀이 인간 체세포에서 drNK세포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져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다. 인체 면역계의 주 공격수 역할을 해 ‘자연살해세포’라는 이름을 얻었다. 

현재 NK세포는 암세포와 싸울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하거나 암 치료제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NK세포는 암 내성이나 재발, 전이와 관련된 암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NK세포를 얻기 위해 말초혈액, 제대혈, 골수, 조혈줄기세포 등이 사용됐지만, 세포 공급원이나 NK세포 수용체의 표현형, 유도 방법 등에 따라 효과가 달랐다. 또 고형암에서는 NK세포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기술을 이용해 NK세포를 생산하는 방법이 개발됐지만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세포 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인간 체세포를 직접 NK세포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NK세포를 생산해 생산 공정은 줄이고 NK세포의 기능과 순도는 높였다. 

연구팀이 쥐 실험에서 이렇게 생산한 drNK세포의 항암 성능을 시험한 결과 혈액암을 포함해 뇌, 유방, 대장, 간, 폐, 난소, 췌장, 전립선 등 광범위한 고형암에서 항암 활성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세포 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치료 효과가 우수한 NK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향후 NK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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