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ic Inside] '올림픽 4연패' 미국이 세운 엄청난 금자탑

이재승 2021. 8. 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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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미국이 2020 올림픽 정상을 밟았다.
 

미국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와의 2020 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87-82로 승리했다.
 

미국은 이날 승리로 올림픽 4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미국은 지난 2008년에 이어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올림픽 정상을 밟았다. 지난 2004년에 동메달에 그친 이후 꾸준히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아쉬웠던 슈퍼스타의 연이은 결장
이번에는 선수 구성을 시작으로 평가전 진행까지 쉽지 않았다. 케빈 듀랜트(브루클린)의 합류로 중심이 잡히긴 했으나 슈퍼스타들의 잇따른 결장으로 이전 올림픽과 달리 정예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제임스 하든(브루클린)이 끝내 부상으로 불참할 수밖에 없었고, 지난 2020년 오프시즌에 많이 쉬지 못한 지미 버틀러(마이애미)도 합류가 어려웠다.
 

부상으로 인한 결장도 많았다. 르브론 제임스, 앤써니 데이비스(이하 레이커스)가 부상 여파로 불참할 수밖에 없었으며, 어느덧 노장대열에 들어서고 있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도 고심 끝에 참전하지 않기로 했다.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도 지난 오프시즌에 당한 부상으로 당연히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미국의 골밑을 책임졌던 드마커스 커즌스, 안드레 드러먼드(필라델피아), 디안드레 조던(브루클린)은 이미 이전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나설 때와 달리 예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에 미국이 2012년이나 2016년처럼 정예 전력을 꾸리기 쉽지 않았다. 이들 외에 다수의 선수들이 합류를 꺼리면서 미국의 고심은 깊어졌다.
 

그러나 미국은 듀랜트와 데미언 릴라드(포틀랜드)를 중심으로 전력을 꾸렸다. 그나마 즈루 할러데이(밀워키)를 필둘로 다른 선수들이 가세했으나 NBA 파이널을 치르고 있어 제 때 합류하지 못했다. 할러데이를 필두로 크리스 미들턴(밀워키), 데빈 부커(피닉스)의 합류는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즉, 대회에 임박하고도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평가전 시작 전부터 크게 뒤틀렸던 미국
할러데이, 미들턴, 부커는 평가전에 뛰지 못했다. 파이널 후에 대표팀에 들어와야 했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평가전 도중에 케빈 러브(클리블랜드)가 부상을 당했고, 브래들리 빌(워싱턴)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미국은 빌과 러브를 대신해 켈든 존슨(샌안토니오)과 자베일 맥기(피닉스)를 불러들였다.
 

러브는 지난 2012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있다. 가뜩이나 전력이 이전 올림픽과 같지 않았기에 러브와 같은 노장의 역할을 당연히 중요했다. 비단 코트 위에서 스트레치 빅맨으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데다 벤치와 라커에서도 팀을 아우를 수도 있다. 그러나 러브는 끝내 다리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최종 낙마할 수밖에 없다.
 

빌은 이미 리그 최고 득점원이자 슈터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시즌 평균 30점 이상을 올리면서 물오른 실력을 뽐냈다. 국제무대는 NBA보다 코트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빌과 같은 3점슈터가 미국에 크게 필요했다. 더욱이 지난 2019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뒤로 하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미국에서는 빌의 역할이 가히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러브의 부상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고, 빌의 감염으로 인해 미국은 전력 구성조차 쉽지 않았다. 빌과 러브는 듀랜트와 릴라드만큼이나 중요한 전력이나 끝내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이들을 대신해 합류한 존슨과 맥기는 이름값이나 기량 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 대표팀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확진 여파로 제러미 그랜트(디트로이트)도 자가격리에 나서야 했으며 제대로 훈련이 진행되지 않았다. 대체 선수 합류와 바이러스 확진 여파로 인해 제대로 연습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 일본 출국을 앞두고 잭 라빈(시카고)이 감염병으로 인해 출국이 지연됐다. 일본 도착도 원활하게 진행이 되지 않은 셈이다.

여파가 컸던 평가전 패배와 본선에서 경기력
그 여파는 컸다. 나이지리아와의 첫 평가전에서 패했으며,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미국이 평가전에서 패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2019 월드컵을 앞두고 호주에 패한 바 있으나 당시 전력과 이번 대표팀의 구성은 달랐다. 나이지리아전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이어진 호주에게도 지면서 근 30년 만에 평가전에서 연패를 떠안고 말았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수비가 제대로 정돈이 되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호흡이 맞지 않을 수 있으나 바이러스 확산 시기였던 만큼, 제대로 연습에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렉 포포비치 감독(샌안토니오)이 이끄는 미 대표팀의 수비는 다소 아쉬웠다. 나이지리아의 선전도 단연 결정적이었으나 미국의 경기력은 흡사 지난 월드컵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호주에게 진 것도 경기 내용에서 양호하지 못했다. 평가전부터 상대를 완파해온 미국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혼선이 가득했다. 공격에서도 미루기 일쑤였으며, 미국이 자랑하는 속공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월드컵보다 나은 선수 구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아쉬웠다. 반대로 미국도 손발을 제대로 맞출 수 없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와 예고된 평가전은 열리지 못했다. 미국이 대회를 준비하기 쉽지 않았다. 그랬기에 미국은 본선을 평가전의 연장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고, 결선부터 본격적인 대회에 돌입한 셈이다. 대표팀 상황이 뒤숭숭했고, 연이은 패배로 중심이 잡히지 않았기에 듀랜트가 안고 있는 부담도 결코 적지 않았다.
 

미국은 본선 첫 상대인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듀랜트가 파울트러블에 빠졌고, 릴라드가 부진하면서 미국이 힘을 쓰지 못했다. 할러데이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은 공격을 미루기 일쑤였다. 미국은 개막전에서 첫 패를 떠안으면서 이어지는 우승 도전 및 메달 획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포비치 감독의 선수 기용도 아쉬웠다. 미국은 스윙맨 중심의 선수 구성이나 뱀 아데바요(마이애미)와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을 동시에 투입하기도 했다. 프랑스가 루디 고베어(유타)와 뱅상 포이리를 동시에 내세우기 전부터 빅맨 둘을 투입해 변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좁은 코트는 더 좁아보였고, 공간창출이 쉽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릴라드가 넘어지는 불운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이 준비한 작전을 시도하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반대로 미국이 공격전개가 지지부진했음에도 전력을 쏟은 프랑스를 상대로 큰 점수 차로 패하지 않았다. 미국의 패배 자체가 엄청난 소식이긴 했으나 반대로 크게 밀리지 않은 부분은 미국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결선에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미국
미국은 본선을 치르면서 호흡을 점검했다. 이란전 대승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고, 체코와의 본선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내내 주춤했으나 후반 들어 미국다운 면모를 뽐내면서 35점 차 낙승을 거뒀다. 미국은 비록 조 1위를 차지하지 못했으나 4번시드를 확보해 결선에 진출했다. 아쉬우나 높은 시드를 확보한 미국은 결선에서 내로라하는 강호와 마주했다.
 

준결승에서는 2019년과 2021년 평가전에서 미국을 이긴 바 있는 호주를 만났다. 그러나 호주는 미국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미국은 97-78로 호주를 대파했다. 본선을 거치면서 비로소 호흡을 맞춘 미국은 평가전에서와 달랐다. 무엇보다, 듀랜트가 공격에서 중심을 잘 잡았고, 제이슨 테이텀(보스턴)과 라빈이 외곽에서 듀랜트를 잘 도왔다.
 

할러데이의 수비도 돋보였다. 할러데이가 1선에서 강하게 호주를 압박했고, 듀랜트를 필두로 미 공격진은 많은 득점을 올렸다. 수비 압박과 공격 호조에 힘입어 이내 상승세를 자랑한 미국은 호주를 큰 점수 차로 따돌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프랑스를 상대로는 시종일관 앞섰다.
 

듀랜트, 할러데이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듀랜트는 공격에서 전반에만 21점을 몰아치면서 미국의 파상공세를 주도했다. 듀랜트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라빈과 테이텀도 공격에서 기여하며 듀랜트를 도왔다. 아데바요와 그린은 안쪽에서 힘을 냈고, 부지런히 스크린을 섰다. 미국은 존슨과 맥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여러 선수가 코트를 밟으며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했다.
 

이로써 미국은 올림픽 남자농구에서 두 번이나 4연패 이상을 달성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미국은 이미 남자농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이후 무려 7연패라는 범접할 수 없는 업적을 달성했고, 지난 1992 올림픽을 시작으로 NBA 선수가 출전한 이후 2004년을 제외하고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끝으로, 미국은 지난 월드컵에서의 입상 실패를 뒤로 하고 세계 최강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이 지니는 의미가 크다. 또한, 포포비치 감독은 그간 국제대회 부진을 뒤로 하고 자신이 코치진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정상으로 견인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2002 월드컵, 2004 올림픽, 2019 월드컵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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