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쩍 잦아진 '항미원조'.. 對美정책 명분 北과 보조맞추기

박준우 기자 2021. 8. 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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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10일 이례적으로 1면 사설(사진)에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이 오는 21일부터 서태평양에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는 데 대해 '강공' 대응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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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미훈련 중단 요구 이어

런민르바오 1면에 이례적 사설

美·中 갈등 국면서 北카드 활용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10일 이례적으로 1면 사설(사진)에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이 오는 21일부터 서태평양에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는 데 대해 ‘강공’ 대응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중단을 요구한 한·미 연합훈련도 대중 포위망 강화 차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한 카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런민르바오는 이날 1면에 게재한 연작사설 ‘중국 공산당 정신의 계보를 논한다’에서 7번째로 ‘항미원조’를 언급하면서 “위대한 항미원조는 시공간을 초월해 더욱 새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의 주요 사건을 연대순으로 언급하던 이 시리즈의 전 회차에서 ‘항일전쟁’이 나온 만큼, 다음 주제는 ‘제2차 국공내전’이나 ‘신중국 성립’이 예상됐지만 이를 건너뛰고 한국전쟁을 먼저 다룬 것이다. 지난 4일 런민르바오는 ‘미국의 7가지 대죄’란 제목의 기사에서도 “미국이 1950년 6월부터 소위 ‘유엔군’을 만들어 남북 쌍방 간의 내전에 개입했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6월 발간한 ‘중국 공산당 100년 대사건 기록’에서도 한국전쟁 참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중대 이정표”라고 기술한 바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항미원조’와 한국전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대내적으로는 애국주의 고취 차원이지만, 대외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 차원으로 보인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중국이 그동안 균형외교를 하던 한국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미국에 경도되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며, 이를 적극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날부터 사전연습이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도 ‘쿼드’ 군사훈련처럼 대중 포위망 강화의 연장선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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