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서방 제재에 "3차대전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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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이후 1년간 주요 야권 인사는 물론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유명인들에게까지 광범위한 탄압을 가해 온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이 9일 장장 8시간에 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날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3차 세계대전을 하자는 건가"라며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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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기자회견 열고 공세
반정부 시위 강경탄압 옹호
“서방이 우리정부 전복 획책”
지난해 대선 이후 1년간 주요 야권 인사는 물론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유명인들에게까지 광범위한 탄압을 가해 온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이 9일 장장 8시간에 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날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3차 세계대전을 하자는 건가”라며 공세를 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대선 1주년을 기념해 열린 대담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대선은 “완전한 투명성에 기반해 치러졌다”면서 “정권을 공격하는 야권이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라루스에서 탄압을 촉발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면서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절대 그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부 서방국 출신 기자들이 시위대에 폭력과 고문이 자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법 집행 과정에서 일부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며 “그들(시위대)이 칼을 들고 바리케이드로 왔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벨라루스에선 대선 이후 2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산발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여 왔고, 그 과정에서 언론인 29명을 포함한 3만5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경찰에 구타·고문을 당했다고 알려진 인원만 5000여 명이며 주요 야권 인사들은 해외로 내쫓겼다. 또 주요 야권 인사 중 1명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임원으로 있던 ‘조정위원회’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시민 단체가 폐업 위기에 놓여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 등 서방국을 향해 “우리 정부를 전복시키려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들은)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려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이게 서방국들이 우리와 러시아를 밀어붙이는 이유인가”라며 특히 영국을 겨냥해 “미국의 애완견”이라며 “자국이 취한 제재에 결국 질식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강제 귀국 당할 뻔하다가 폴란드로 망명한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에 대해선 “폴란드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며 “도쿄(東京)에는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이날 2019년 벨라루스에서 열린 유러피언게임에서 딴 메달을 경매에 부쳐 고국에서 탄압받고 있는 운동선수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27년째 재임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나는 완전히 제정신이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지시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개헌 후 물러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선 “곧”이라고 답하고 명시하지 않았다. 개헌 시점은 “내년 2월 전”으로 거론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같은 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멈추면 우리의 자녀들은 자유를 위해 훨씬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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