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피해자 150명에 배상금 1440억 지급 결정..앤드류 왕자도 성착취 혐의로 피소
[경향신문]
엡스타인피해보상프로그램이 엡스타인으로부터 성착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약 150명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1440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수십명을 성착취한 혐의로 기소된 뒤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엡스타인의 유산으로 운영되는 엡스타인피해보상프로그램은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엡스타인으로부터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 약 150명에 배상금 1억2500만달러(약 1433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며, 피해자 92%가 배상금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엡스타인으로부터 피해를 봤다며 프로그램에 배상금을 요구한 청구인은 225명이다.
이날 발표는 엡스타인의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엡스타인피해보상프로그램은 2~3개월 이내에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배상 금액은 개인의 피해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르다. 피해 심사를 맡은 프로그램 책임자 조다나 펠드먼은 “모든 청구인은 안전한 장소에서 그들이 견뎌야 했던 끔찍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펠드먼 인권변호사와 법률가, 교수, 시민 등이 운영하는 엡스타인피해보상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부터 약 9개월간 피해 보상 신청을 받았다. 기금 측은 신청인과 화상 면접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엡스타인은 2002년부터 3년간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요구하거나 성매매를 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용돼 재판을 기다리던 그는 체포 한 달 만인 8월10일 감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나이 66세였다.
엡스타인은 2008년에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매매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났지만 혐의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감형 협상을 벌여 13개월만 복역했다. 미성년 피해자들을 모집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엡스타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에 대한 재판은 11월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엡스타인의 성착취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는 이날 영국의 앤드류 왕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주프레는 18세 이전이었던 2001년 당시 앤드류 왕자가 미국 맨해튼의 엡스타인 저택에서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는 기자회견에서 “앤드류 왕자는 자신이 가진 부, 권력, 지위, 인맥을 이용해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연약한 아이를 학대했다”고 말했다. 앤드류 왕자는 2년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프레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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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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