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 흐름 놓치고.. 준비도 허술했던 '우물 안 개구리'

정세영 기자 2021. 8. 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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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은 무기력한 경기력, 졸전으로 인해 지탄받았다.

송 전 위원은 "일본은 도쿄올림픽에서 1∼2번 타순에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타자를 기용했다"면서 "세계적인 흐름이 공격 야구이고, 일본도 이 세계적인 흐름을 따랐지만 한국은 정반대로 중심타선조차 큰 것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타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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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양의지(NC)가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결정전에서 8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허리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도쿄올림픽 ‘창피한 4위’ 한국야구에 전문가 조언

허구연 “자아도취 빠진 前 우승팀… 데이터 야구 배워야”

장성호 “美, 한국타자 영상 1000번이상 보고 수비 시프트”

안치용 “日, 150㎞ 강속구 투수 육성… 한국 제구력 고집”

송재우 “1,2번도 장타자… 공격야구 세계적 추세 못읽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은 무기력한 경기력, 졸전으로 인해 지탄받았다. 4위지만, 3승 4패로 승률은 5할이 되지 않는다. 10일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가 재개되지만, 키움 외야수 송우현이 지난 8일 밤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9일엔 KIA 외국인 투수 에런 브룩스가 미국에서 주문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퇴출됐다. 도쿄올림픽에 앞서 NC와 키움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호텔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되는 등 프로야구는 바람 잘 날이 없다. 팬들은 분노하고,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정신 자세부터 꼬집었다. 허 위원은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으로 세계최강이 됐다는 것은 착각이고, 한국야구는 자아도취에 빠진 우물 안의 개구리”라면서 “국내에서 조금 한다고 자만해선 안 되고,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위원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등은 최첨단 장비를 활용, ‘과학 데이터’를 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런 트렌드를 알고 따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올림픽에서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 시프트를 펼쳤는데, 우리 선수들의 타석 영상을 1000번 이상 봤다는 뜻”이라면서 “미국은 우리 투수들의 투구 패턴 등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미국은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우리 대표팀과 확 비교됐다”면서 “우리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무엇을 했었는지 따져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예전에는 일본야구가 굉장히 폐쇄적이었지만 최근엔 달라졌고 작전 야구, 1점 빼는 야구, 이런 섬세함에 장타까지 겸비했다”면서 “반면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안치용 전 국가대표 전력분석위원은 “수준 차이가 느껴지는 올림픽이었고, 가슴 아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대표 선발 기준이 바뀌어야 하고, 특히 기회를 주는 무대가 돼서는 안 되고 능력을 증명하는 대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위원은 “일본은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들이 계속 나오고 강속구 투수들에게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던지라고 강조하지만, 한국야구는 제구가 되지 않는 투수를 쓰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하다 보면 일본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전 해설위원은 “3∼4위전에서 맞붙은 도미니카공화국의 경우, 위협적인 선수 구성이 아니었기에 패배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송 전 위원은 “일본야구의 스타일이 변했다”면서 “과거엔 스즈키 이치로 스타일의 똑딱이 유형 타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볼카운트를 생각하지 않고 풀 스윙하는 선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송 전 위원은 “일본은 도쿄올림픽에서 1∼2번 타순에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타자를 기용했다”면서 “세계적인 흐름이 공격 야구이고, 일본도 이 세계적인 흐름을 따랐지만 한국은 정반대로 중심타선조차 큰 것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타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금의 위기, 쏟아지는 질책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일탈에 엄중한 징계가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 위원은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고 나를 포함한 야구계 선배부터 일선의 감독, 코치, 선수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면 한국야구는 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잘못이 있는 선수는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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