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뒤흔든 '베타변이' 잠잠하지만.."높은 치명률, 방심금물"

[하만스크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하만스크랄의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한 여성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남아공에서도 급증하면서 새로운 백신 접종센터들이 문을 열고 있다. 2021.07.07.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된 '베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명률이 여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확산세가 꺾이긴 했지만, 백신에 대한 내성이 높은 만큼 재확산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0일 의학논문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따르면, 카타르 웨일코넬 의대의 라이스 자말 아부-라다드 교수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베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다른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보다 중환자 비율이 높고, 사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카타르 복지부 자료를 이용해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들의 감염 변이종, 감염 후 증상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베타 변이는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알파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약 25%,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약 50% 더 높았다. 사망 가능성은 57% 높게 나타났다.

이는 베타 변이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쳤던 남아공의 2차 유행 당시, 사망 등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더 컸던 사실과 부합한다. 지난 7월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는 남아공 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확률은 2차 유행 때 약 30%더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부-라다드 박사는 "베타 변이가 한때 지배종으로 나타났던 남아공, 카타르 등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델타를 포함한 다른 변종 바이러스에 비해 코로나19 백신이나 코로나19 회복자의 면역체계에 더 큰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베타 변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재확산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를 '우려 변이'로, 람다 변이를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로 지정한 상태다. 현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종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 치명률이 높은 람다 변이의 확산세가 빨라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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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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