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美 '백신 괴담' 온상으로 떠오른 '의사들의 SNS' 닥시미티

이슬기 기자 2021. 8. 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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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인의 80%가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닥시미티(Doximity)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괴담을 퍼나르는 '가짜뉴스 온상지'로 떠올랐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가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코로나19 백신 투여 작업을 돕고 있는 20년차 정신과 의사 폴 말라릭 박사는 CNBC에 "백신으로 마이크로칩을 새긴다는 수준의 댓글들이 계속 올라와 닥시미티를 사용할 때 가짜뉴스를 거르는 게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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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된 '의료인용 링크드인'
극우단체의 백신 괴담 고스란히 재생산
"유튜브·페이스북서 보는 가짜뉴스와 유사"
신뢰도 추락에 닥시미티 주가도 하락

미국 의료인의 80%가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닥시미티(Doximity)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괴담을 퍼나르는 ‘가짜뉴스 온상지’로 떠올랐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가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건시스템의 최전방인 의사 집단 내에서 백신으로 ‘마이크로 칩’을 심는다거나 진보진영이 백신 접종 의무화로 미 국민을 지배하려 한다는 주장이 확대·재생산되며 사회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엉클 샘' 복장을 한 남성이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시청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른바 ‘의사용 링크드인’으로 불리는 닥시미티는 올해 6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의료인 전용 플랫폼 업체다. 시가총액은 100억달러(약 11조4600억원)에 달한다. 의사들은 여기에서 병원 등 업계 동향을 공유하고 원격진료 관련 정보를 폭넓게 공유한다. 실명 가입이 필수 조건이다. 이 업체는 기업공개(IPO) 당시 미 전역의 의사 80%를 포함해 총 18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플랫폼에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정보가 급증하면서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코로나19 백신 투여 작업을 돕고 있는 20년차 정신과 의사 폴 말라릭 박사는 CNBC에 “백신으로 마이크로칩을 새긴다는 수준의 댓글들이 계속 올라와 닥시미티를 사용할 때 가짜뉴스를 거르는 게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유튜브나 페이스북에나 올라오던 가짜뉴스가 닥시미티에도 자주 등장해 당혹스럽다”며 자신이 백신 접종 관련 상황을 공유한 게시물에 “검증도 안된 백신을 맞는 건 치명적이다” “앤서니 파우치 CDC(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은 사기꾼” “백신이 사람을 죽인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댓글 작성자 대부분이 정골의학(osteopathic medicine) 의사 타이틀을 달았다고도 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일부 의사들은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를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mRNA는 항원을 만드는 일종의 설계도를 주입해 세포들의 항원 생성을 유도하고, 면역 시스템이 여기에 반응해 면역 성분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를 인체에 무해하도록 비활성화시켜 주입해 항체를 만드는 전통적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의료진에 대한 백신 의무접종 규정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텍사스주 남부지구 연방 지방법원 린 휴스 판사는 휴스턴시 소재 휴스턴 감리교병원 직원 117명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백신 의무접종 반대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휴스 판사는 “백신 접종 의무화는 강압적 정책이 아니라 직원과 환자 및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는 선택”이라며 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백신 접종 선택권보다 우선이라고 판결했었다.

이 기사 원문을 공유한 게시물에는 “이미 백신을 맞은 4000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사람을 죽인 것” “백신 의무화는 살인행위”라는 내용의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고 말라릭 박사는 전했다. 또 보건당국의 마스크 의무착용 지침에 대해서도 극우단체에서 제기했던 식의 주장을 담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러한 게시물 대부분은 사용자 간 정치적 파벌로 나뉘어 극단적 대립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CNBC는 “닥시미티에 오보가 넘쳐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고품질 데이터의 출처라는 이미지를 잃지 않고 사용자 기반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가짜 콘텐츠를 조정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닥시미티의 주가는 5%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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