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김재원 "이준석 뒤로 빠져라"..李 "당이 중심" 경선관리 충돌
이 대표 "元, 후보 겸 심판 하려나"..김재원엔 "최고위 의결 땐 아무 말 없다가" 반박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당을 우선해야 한다는 이준석 대표와 후보 자율권이 있어야 한다는 대권주자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번에는 오는 18일 예비후보간 토론회를 준비하는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경선 프로그램에 대해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식의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원 전 지사는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전으로) 아직 후보 등록도 안 된 상태고,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경준위에서 컷오프, 뮤직비디오,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디어 상당 부분이 이 대표에게서 나오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당 대표는 민주당 정권에 맞서 전체적인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 아닌데 경선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를 시켜서 이미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라며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맡는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후보간 토론회는 최고위에서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토론회, 합동연설회, TV토론 등은 열번, 스무번도 계속해야 될 사안이고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자 등록을 해서 후보자들이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 최고위에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당 지도부도 후보를 도와줘야 한다는 기본적 전제가 있으면 좋겠다"라며 "지금 대선 국면에서 주인공은 후보들이 돼야 하는데 자꾸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개인택시 양수 교육을 위해 휴가를 내고 경북 상주에 머물고 있다가 이러한 소식을 듣고 바로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도부와 경선룰을 제외한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준위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서 고민을 하는 것에 대해서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도부도, 경준위도 경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누가 하라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원 후보께서 후보 겸 심판 하시겠냐, 언급한 선거관리위원회는 말 그대로 관리하는 조직이지 기획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경선의 기획 및 관리는 당이 중심이 되어서 해야 하고 본선에 이기기 위해서는 침대축구하려는 사람에게는 경고를, 그리고 대선승리 이외의 다른 목표로 선거판을 흔드는 사람에게는 대선에 집중하도록 제어해야 한다"며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 개인적인 의견을 내면서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방종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검증단만 해도 누구는 설치하자고 하고, 누구는 설치하지 말자 하고 그러는데 이런 거 아무리 포장해도 각자 후보간 유불리로 이전투구 하는 것"이라며 "검증단 설치하고, 토론 진행하고, 국민에게 후보 알릴 수 있는 기획을 하는 것이 유권자에게 어떤 해가 되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다음 글을 올리고 김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준위 역할에 대해서는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논의하고 의결해 발표했다"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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