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찬반 논란에도 영역 넓혀가는 '백신 여권'
[앵커]
유럽 일부 국가에선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백신 여권'이 없으면 영화관도 식당도 갈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개인의 자유 침해하는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신 여권 제도를 도입하는 나라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프랑스 남부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나치 독재자 히틀러로 묘사한 광고판이 걸렸습니다.
사진 옆엔 "복종하라, 백신을 접종하라"는 표어가 적혀있는데요.
마크롱 정부의 '백신 여권' 정책 추진이 독재적인 조치라며 반대하는 겁니다.
[미셸-앙주 플로리/광고 제작자 :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백신 여권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장애물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영화관과 식당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여권'을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여권엔 백신 접종 여부와 48시간 내 음성 판정을 받은 결과, 코로나19 회복된 전력 등이 담겨 있는데요.
시민들은 백신 여권이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4주 연속 프랑스 곳곳에서 백신 여권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크리스텔/구직자 : "백신 여권 발표 이후, 식당과 영화관을 보이콧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가지 않을 겁니다."]
백신 여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웃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거셉니다.
이탈리아 시위엔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에게 강제로 달도록 해, 독재의 상징인 된 노란색 '다윗의 별' 문양까지 등장했는데요.
이탈리아는 지난 6일부터 박물관과 실내 식당 이용 시 유럽연합 백신 여권인 '그린 패스' 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항공기와 열차 탑승 등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인데요.
[티 카파이/대학생 :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그린 패스 때문에 강제당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논란에도 백신 여권을 도입하는 곳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도 백신 접종 증명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 5일, 캐나다 퀘벡주도 백신 여권 도입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식당 등 실내 시설 이용에 백신 접종 증명을 의무화합니다.
종이로 된 증명서나 뉴욕주 앱 '엑셀시어 패스'를 제시해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뉴욕시장 : "오늘 'NYC 패스로 가는 열쇠'라고 부르는 새로운 접근법을 발표합니다. 뉴욕시에 들어가는 열쇠입니다."]
각국의 백신 여권 도입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조치인데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백신 여권 도입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백신 여권이 공중보건과 개인 자유 사이에 균형 잡힌 절충이라며 옹호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개인의 자유에는 타인의 건강을 보호하는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백신 여권이 없었다면, 프랑스는 다시 봉쇄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약은,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요청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달라지는 일상의 모습.
그 속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뿐만 아니라 백신 여권의 일상화가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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