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금 감사인사 해주세요" "대통령 격려에 인사 해주세요" 김연경에게 감사인사 재촉한 배구 선배의 인터뷰 논란

이정호 기자 2021. 8.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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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귀국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투혼을 선보인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장 김연경을 향한 사회자의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스탠딩 인터뷰에서 진행을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다소 엉뚱한 질문으로 김연경을 연이어 곤란하게 만들었다.

유 감독관은 간단한 귀국소감을 물은 뒤 두 번째 질문도 본인이 했다. 그는 “이야기할게 많다. 배구 4강에 오르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다. 금액도 알고 있나요?”라며 대답을 강요했다. 잠시 당황한 김연경이 “6억원 아닌가요?”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언급하면서 “6억원과 함께 대한체육회에서 격려금이 나올 것이다. 격려금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감사 말씀을 해달라”라고 재촉했다.

김연경은 베테랑답게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위기를 넘겼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 감독관은 취재진의 질문이 거의 끝난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님이 여자대표팀 활약상을 하나하나 언급하셨다. 김연경 선수의 활약에 감명받은 부분에 격려도 했다. 그 부분에 답변을 주셨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연경은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께…”라고 당혹감을 표시한 뒤 “그렇게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번에 많은 분들이 여자배구가 좋은 메시지를 줬다고 하시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앞으로도 기대해달라”고 순발력있게 넘겼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자리가 왔습니다. 거기(대통령님 격려)에 대한 답변으로 인사말씀 해주세요”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재촉했다. 김연경은 “방금 전에 했는데”면서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배구에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유 감독관은 뒤이은 질문도 직접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현재 프로배구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TV 화면에 자주 노출되는 유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배구대표팀 멤버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뛰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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