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손가락 경례' 미얀마 축구대표팀 골키퍼, 일본서 난민 인정
[경향신문]
지난 5월28일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예선전에서 자국의 쿠데타 군부에 저항하는 의사 표시로 ‘세 손가락 경례’를 했던 미얀마 선수에게 일본 정부가 난민 지위를 인정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현지시간) 일본 출입국관리 당국이 신변 위협을 느끼고 귀국을 거부한 채 난민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신청한 삐에 리안 아웅(27·사진)을 난민으로 인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조만간 삐에 리앤 아웅의 난민 자격을 공식 결정해 본인에게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대표팀 교체 골키퍼인 삐에 리앤 아웅은 지난 5월28일 일본 지바시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예선 일본과의 경기에 앞서 국가가 연주될 때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그의 손가락에는 “우리에게는 정의가 필요하다”고 쓰여 있었다. 세 손가락 경례는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미로 미얀마 시민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다. 리앤 아웅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례와 관련해 “불안정한 미얀마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축구 예선전이 끝난 뒤인 6월16일 미얀마행 항공편에 탑승하기 직전 “귀국하면 생명이 위험하다”며 일본 당국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같은 달 22일 오사카 출입국재류관리국에 난민인정을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하순부터 미얀마 국적 체류자가 비자기한 만료 후에라도 체류를 원하면 ‘특정활동’ 체류자격을 부여해 취업을 인정하고, 난민인정 신청을 신속히 심사하는 긴급피난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 조치에 따라 난민으로 인정된 것은 삐에 리앤 아웅 선수가 첫 사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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