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심각한 도덕적 해이..국민사랑 다시 받을까

권혁진 2021. 8. 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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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금메달을 발판 삼아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한국 프로야구가 13년 만에 치러진 올림픽 전후 터진 각종 사건 사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선수들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는 꿈과 희망은 커녕 팬들에게 연일 실망감만 던져주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거나, 구설에 오른 이들만 1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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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음주운전·대마초 성분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한 달 사이 KBO·구단 징계자만 10명 넘어
무기력한 도쿄올림픽 활약에 팬들 실망감 '폭발'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프로야구 구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해 코로나19 확산 관련해 전반적인 대책 논의를 하며, 리그 중단에 대한 회의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의 모습. 2021.07.1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금메달을 발판 삼아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한국 프로야구가 13년 만에 치러진 올림픽 전후 터진 각종 사건 사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선수들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는 꿈과 희망은 커녕 팬들에게 연일 실망감만 던져주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으로 잠시 휴식기에 돌입했던 KBO리그가 침묵을 깨고 10일 재개한다.

한창 진행될 순위 싸움에 관심이 쏠려야 하지만, 실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부정적인 뉴스들 뿐이다. 선수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국민들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와중에 일부 선수들이 지난달 방역 수칙을 어긴 채 원정 숙소에서 지인들과 술판을 벌인 사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냈다.

술자리에 참석했던 NC 다이노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의 코로나19 확진은 전례 없는 KBO리그의 조기 중단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키움 선발투수 한현희가 안타를 맞으며 2사 1,2루 상황이 되자 아쉬워 하고 있다. 2021.05.12. myjs@newsis.com

추후 조사에서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내 비슷한 사건이 적발됐다.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는 비난 여론에 태극마크를 반납,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야구대표팀의 도쿄올림픽 노메달 아픔으로 침통한 분위기 속에 후반기를 준비하던 KBO리그에 또 다시 악재가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음주운전이었다.

음주운전은 호텔 술판 같은 방역 수칙 위반보다 심각한 범죄다. 경찰에 따르면 키움 외야수 송우현은 지난 8일 밤 술을 먹은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가로수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다.

만 25세인 송우현은 올해 비로소 1군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선수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음주운전으로 큰 위기를 맞은 것을 지켜봤음에도 이 시국에 왜 이런 행동을 벌였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야구 대표팀이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10-6으로 패하며 4위를 차지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1.08.07. myjs@newsis.com

같은 날 KIA 타이거즈의 모범 외국인 선수로 통하던 한국 생활 2년차 애런 브룩스는 미국에서 주문한 전자담배의 세관 검사 과정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팀을 떠났다.

브룩스는 구단을 통해 "한국에서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최근 한 달 사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거나, 구설에 오른 이들만 10명이 넘는다. 여기에 6개팀 중 4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막을 내린 올림픽의 상처까지 더해졌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면서 여실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프로야구의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것은 야구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올 여름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신규 팬 유입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있던 팬마저 잃게 생겼다.

한국 프로야구가 큰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면 실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스스로가 각성해야 한다. 지금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탈행위의 반복은 언제든 '그들만의 리그'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깨우쳐야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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