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 "文대통령께 인사 더 하라"..누리꾼 "최악, 부끄럽다"

이은 기자 2021. 8. 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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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2020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룩하고 귀국한 가운데, 귀국 기자회견이 논란에 휩싸였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사회자가 주장 김연경 선수에게 포상금 금액을 집요하게 묻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도쿄 올림픽에서 9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고 돌아온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귀국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김연경 선수는 남아달라. 들어오라"며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가는 김연경을 불러세웠다.

유 감독관은 단독 인터뷰를 위해 홀로 남은 김연경에게 대뜸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가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아시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이 "네"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금액도 알고 있냐"고 다시 물었다. 김연경은 "대충 알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으나 유 감독관은 재차 "얼마요? 얼마라고?"라고 물었다.

결국 김연경은 "6억 아닌가요?"라고 답했고, 이에 유 감독관은 "맞다"며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이 각각 2억원을 지원했다고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김연경은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KOVO(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질문을 모두 마친 뒤 유 감독관은 돌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질문을 던졌다.

유 감독관은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 따로 또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를 해주셨다"며 "그거에 대해서 답변 주셨냐"고 물었다.

김연경은 "감사하다.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이번 여자배구가 많은 분들께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저희가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답변에도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가 왔다. 대통령께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고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김연경은 "했잖아요, 지금"이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으나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말하며 답변을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은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라고 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다시 전했고,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앞으로도 저희 배구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누리꾼들은 기자회견에서 포상금 금액을 언급하고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거듭 요구한 것에 대해 "무례하다"며 분노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질문 수준 진짜 부끄럽다. 국가대표 대하는 태도도 정말 최악이다" "인터뷰 질문이 저것 뿐인가. 정말 부끄럽다" "질문자가 다그치듯이 묻는 게 별로 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포상금 받는거 질문하는것도 이상한데, 굳이 금액까지 선수한테 꼬치꼬치 캐물어서 기어코 답 받아내는 것도 황당하다. 대통령 축전도 감사하다는데 다시 한 번 제대로 대답하라고 하고, 진짜 무례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포상금 얘기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자회견 본 사람들 다 기분 나빠한다. 보면 안다. 말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귀국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애자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던 인물이다. 현재는 프로배구 경기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연경, 김희진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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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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