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의 상징 ‘노란 호박’… 태풍에 바다로 떠내려가

도쿄/최은경 특파원 2021. 8.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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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 나오시마 섬 바다 인근에 설치된 쿠사마 야요이의 조형물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으로 인해 손상됐다./구사마 야요이 스튜디오

일본 ‘현대미술의 섬’ 나오시마(直島)의 상징인 ‘호박’ 조형물이 태풍에 파손됐다.

9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가가와현 세토내해(內海)의 섬 나오시마에 놓인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가 구사마 야요이(92)의 작품 ‘호박’이 이날 오전 10시 반쯤 태풍 9호 루핏의 영향으로 바다에 떠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노란 바탕에 검정 물방울 무늬가 찍힌 높이 2.4m, 폭 2.5m의 이 호박 조형물은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여객선이 드나드는 선착장 인근 바닷가에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노란 호박 오브제 사진은 나오시마의 상징으로 사랑받아왔다.

이 작품을 관리하는 베네세 뮤지엄은 “태풍으로 바람과 파도가 거세지면서 작품의 고정 틀이 빠져 바다로 떠내려갔다”며 “몇 번이나 부두에 부딪히면서 세 덩어리로 쪼개졌다”고 마이니치에 밝혔다. 이어 “매우 중요한 작품인 만큼 유감이라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며 “복구가 가능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나오시마는 과거 중금속 폐기물로 뒤덮였던 ‘쓰레기 섬’에서 현대미술의 성지로 거듭난 스토리가 유명한 관광지다. 일본 출판 그룹 베네세 홀딩스의 후쿠타케 소이치로 회장은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손잡고 1992년 베네세 뮤지엄을 시작으로 2004년 지추(地中) 미술관, 2010년 이우환 미술관을 차례로 열었다. 쓰레기 더미가 돼가던 민둥섬을 재생시키고 치유하려는 일종의 도발이었다. 인구는 3000명에 불과하지만 안도의 건축물과 모네, 제임스 터렐, 잭슨 폴록, 데이비드 호크니, 이우환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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