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20주기 앞둔 바이든 "가족 잃은 슬픔 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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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었을 때의 그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을 저는 잘 압니다(I know well the all-consuming grief of losing someone you love so suddenly)."
9·11 테러 20주기를 1개월여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사를 들어 유족의 아픔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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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수사기록 등 기밀 문건 공개도 검토키로
"美 행정부, 법에 따라 최대한의 투명성 보장"
9·11 테러 20주기를 1개월여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사를 들어 유족의 아픔을 위로했다. 9·11 테러란 2001년 9월 11일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미국의 민간 여객기들을 공중에서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워싱턴 인근 국방부 청사(펜타곤) 등을 들이받게 한 사건이다. 이 끔찍한 테러로 2977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알카에다의 근거지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 알카에다의 후원자란 의심을 받던 이라크 등을 전격 침공했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9·11 테러 20주기 관련 성명에서 ”희생자 2977명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들에게 9·11 테러는 국가적·세계적 비극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 참화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20년 동안 아이들은 부모 없이 자라왔으며, 남편과 아내는 인생에서 동반자 없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했다”고 희생자 유족들을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었을 때의 그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 저는 잘 안다”고도 했다. 첫번째 부인과 큰아들, 그리고 큰딸과 사별한 자신의 기구한 개인사를 떠올린 것이다. 그는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 그리고 어린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다. 당시 델라웨어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엄마 없는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수도 워싱턴에 상주하는 걸 포기하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매일 기차로 워싱턴 의회까지 출퇴근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수사 결과에 관한 미 법무부 및 중앙정보국(FBI)의 기밀 문건을 공개하라는 희생자 유족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유족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당국자들이 9·11 테러를 지원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많이 나왔는데도 법무부와 FBI가 이 정보를 비밀로 했고, 결과적으로 미국 국민이 전체적 진실을 알지 못하게 됐다”고 미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관련 기밀을 공개하지 않으려면 20주기 추모행사에 오지도 말라”고 일갈했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더불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다. 따라서 사우디가 어떤 식으로든 9·11 테러에 연관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미국의 외교정책 수행에 크나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행정부는 법에 따라 최대한의 투명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과연 미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기밀문건이 유족이 만족할 만큼의 수준으로 공개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유족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는 “제 마음과 기도는 고통받는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과 계속 함께하고 있다”며 “우리 행정부는 앞으로도 그들과 정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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