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美 코로나 입원·사망, 2주 새 두 배로 증가 外
<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2주 새 2배로 늘었습니다. 4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는 그리스에서는, 일주일째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로 서울 면적의 절반이 넘는 산림이 타버렸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한동안 정체됐던 미국의 접종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긴 하지만, 감염지표 대부분이 좋지 않은 방향을 가르키고 있어요. 미국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2주 사이 2배로 증가했습니다. CNN은 9일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6만7천여 명으로 늘고, 하루 사망자는 500여 명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2주 사이 이 수치가 거의 2배로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최근 일주일간 미국의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는 10만8천여 명으로 상승하며 여섯 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6월 초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가장 적게 발생했는데, 불과 몇 주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CNN은 입원 환자의 90% 이상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라면서 예전보다 젊은 환자가 더 많은 게 특징이라고 전했습니다. 입원 환자의 급증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를 비롯해 접종률이 낮은 미 남부 지역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백신을 무력화하는 변이가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다음 달 15일까지는 미군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그 이전이라도 식품의약국 FDA가 현재 긴급사용 승인 상태인 백신을 정식 승인하면 곧바로 접종을 의무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초 화이자 백신이 정식 사용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AP통신은 미군이 백신 의무화 조치가 도입된 이후 접종을 거부할 경우 명령 불복종에 해당해 군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방침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국방부에 군인의 접종 의무화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연방공무원에게 백신을 접종하든지, 정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민간에서도 접종 의무화를 시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국가마다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잘 사는 나라에는 백신이 남아도는 반면, 개도국과 빈국에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독일에서는 상당량의 백신이 폐기됐다면서요.
[기자]
독일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떨어지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 6만회 분이 폐기됐습니다. 독일 정부는 또 유통기한이 두 달 이상 남은 잔여회분을 회수해 해외 무상 제공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회수되는 분량은 230만회 분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독일 정부가 회수된 백신을 어떻게 활용할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제3국에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한때 하루에 130만 회분을 넘어섰던 백신 접종 속도가 하루 10만회분대로 급감했습니다. 독일 내 접종을 마친 비율은 60세 이상은 80%지만, 12∼59세는 48%에 불과합니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한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는 자사 백신이 델타 변이에도 효능이 있어 아직 백신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는 지금까지 나온 변이에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아직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여섯 달 내지 1년 간 변이가 더 나타나는 경우 수정이 필요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다음은 벨라루스 관련 소식인데요.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많이 받는 나라죠. '유럽의 북한'이라고 불리는 벨라루스인데, 얼마 전 도쿄올림픽에서 신변 위협을 느낀 선수가 망명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이번에 벨라루스에 최대 규모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철권 통치를 이어가고 있는 벨라루스 정권에 최대 규모의 추가 제재를 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이 저지른 인권,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과 탄압, 부패에 대항하는 제재를 가하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제재는 1994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부정 선거로 규정한 지난해 8월 대선에서 승리한 지 꼭 1년 되는 날 이뤄진 겁니다. 벨라루스 국가올림픽위원회, 기업, 루카셴코 대통령의 측근들과 주요 기관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또 지난 대선 이후 야당과 국민 탄압의 최전선 정부 조직도 포함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평화시위 폭력 진압에 연루돼 있고 라이언에어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5월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자국에 강제 착륙시켜 야권 인사와 그의 여자친구를 체포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캐나다는 이를 규탄하며 벨라루스 관리들과 단체에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특히 미 재무부는 벨라루스 국가올림픽위원회가 돈세탁과 제재 회피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최근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육상선수인 치마노우스카야가 코치진을 비난한 후 신변 위협을 우려해 폴란드로 망명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 선수는 지난해 대선 직후 벨라루스 내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스포츠계 인사 중 한 명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그리스 산불 소식인데요. 지난 달 말부터 그리스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는데,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죠.
[기자]
그리스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은,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을 덮치면서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이 섬에는, 600여 명의 소방관과 소방 헬기 10여 대가 투입된 상태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관광객과 주민 수천 명이 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갔으나, 여전히 많은 주민은 거주지를 지키고자 현장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끊긴 마을이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화재로 지금까지 서울 면적의 절반이 넘는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습니다. 4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진화가 더딘 데다가 새로운 불씨가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어 앞으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비아섬 외에 대규모 산불 피해를 본 아테네 북부와 펠레폰네소스 반도 지역은 상황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발생해 10여 일 동안 지속됐던 터키 산불은, 남서부 두 곳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진화돼 가고 있습니다. 소방용 항공기조차 갖추지 못한 터키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소방 항공기와 헬기를 긴급 지원받았습니다.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됐고 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860명 넘게 다쳤습니다.
[앵커]
대형 산불이 유럽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죠.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도 산불 피해가 엄청 났어요. 이런 산불도 결국 폭염 등 극한 기후, 나아가 지구 온난화로 발생했다는 지적인데요. 세계 지도자들이 즉각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정부 간 협의체 평가 보고서가 공개되자, 세계 지도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오는 2040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고 폭염과 폭우와 같은 극한 현상이 빈발할 것이라면서 온실가스 감축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인류를 향한 경고라고 지적했고, 스웨덴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보고서에 나온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용감하게 결정을 내리는 일은 우리에게 달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는 "지금과 다른 길을 택하지 않으면 폭염, 산불, 폭우, 홍수 등 기후위기 충격이 계속 악화할 것"이라면서 "세계에 지금 필요한 것은 진짜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다양한 국제 소식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브리핑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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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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