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림픽 망명 사태' 벨라루스올림픽위 등 대규모 제재

강지원 2021. 8. 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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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의 마지막 독재 정권'으로 꼽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정부를 상대로 최대 규모의 추가 제재를 가했다.

최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를 위협한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NOC)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새 제재 대상에는 NOC를 비롯해 민간은행 등 기업 및 단체 17곳, 루카셴코 대통령의 측근 등 개인 27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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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벨라루스에 "책임 묻겠다" 맹비난
벨라루스올림픽위·국영기업 등 17곳 등 추가 제재
英·캐나다도 제재 동참.. '러시아 지원' 탓 효과 제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대선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사회활동가·전문가·언론인 등과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조만간 퇴임할 것"이라면서도 "내가 언제 떠날지를 추측하진 말라"고 밝혔다. 민스크=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의 마지막 독재 정권’으로 꼽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정부를 상대로 최대 규모의 추가 제재를 가했다. 최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를 위협한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NOC)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루카셴코 정권의 △인권 및 민주적 열망에 대한 공격 △국경을 초월한 탄압 및 부패 등과 관련해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 성명에서 “루카셴코 정권은 국민 의지를 존중하기보다 부정선거를 자행했고,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잔혹한 탄압을 했다”며 “미국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동맹과 함께 루카셴코 정권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새 제재 대상에는 NOC를 비롯해 민간은행 등 기업 및 단체 17곳, 루카셴코 대통령의 측근 등 개인 27명이 포함됐다. NOC는 최근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자국 코치진을 비난한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에게 경기 출전을 그만두고 귀국하라고 명령했다. 현재 NOC 위원장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이 맡고 있다. 미 재무부는 특히 “NOC가 돈세탁과 제재 회피, 선수 탄압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루카셴코 정권이 불법적으로 부(富)를 쌓는 데 동원되는 기업들도 제재 명단에 담겼다. 벨라루스의 최대 국영기업 ‘벨라루스칼리 OAO’, 최대 담배 생산업체 ‘그로드노 토바코 팩토리 네만’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과 캐나다도 벨라루스 제재에 동참했다. 영국은 벨라루스 비료·석유제품 수출 부문을 겨냥한 새 제재 조치를 발표했고, 캐나다 역시 벨라루스의 증권·화폐 시장 상품, 채무 금융, 보험과 재보험 등과 관련한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199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6선에 성공한 지 1년째 되는 날에 발표됐다. 미국 등 서방국은 지난해 8월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을 부정 선거로 규정하고 있다. 2006년 이후 루카셴코 정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점점 강화되고 있으나, 러시아가 벨라루스 정부를 전폭 지원하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대선 1주년 대담에서 “내가 퍼렇게 변한(아주 늙은) 손가락으로 권좌를 붙들고 있을 생각은 없다. 후임이 올 것이다. 아주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며 퇴임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구체적 시기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권력 이양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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