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골밑 파수꾼' DB 김종규, 연봉 삭감을 개의치 않는 이유들

김우석 2021. 8. 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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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창원 LG에서 원주 DB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종규.

당시 FA 자격을 획득했던 김종규는 많은 구단의 구애를 뿌리치고 원주를 자신의 두 번째 KBL 팀으로 결정했다.

현대 농구 트렌드에 어울리는, 뛰는 농구를 할 수 있는 인사이더 김종규는 FA 자격을 얻자마자 상종가를 쳤다. 연봉은 ‘10억 이상’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설’이 아니었다. DB는 계약 기간 5년에 12억 7900만원이라는 사상 최고액을 안기며 김종규에게 DB 유니폼을 입혔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전주 KCC로 이적하며 9억 2천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던 이정현을 넘어 최고 연봉과 보수 10억을 넘긴 최초의 선수가 된 김종규였다. 

당시 김종규는 ”내가 그정도를 받을 선수는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어쨌든 나의 가치를 인정해준 만큼 더욱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그리고 DB에서 첫 시즌, 김종규는 자신의 득점 능력을 퍼리미터 지역까지 넓혔다. 주로 페인트 존에서 득점을 생산했던 김종규는 훌쩍 오른 연봉 값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 했다.

커리아 하이를 찍었다. 퍼리미터 점퍼 뿐 아니라 3점슛까지 터트렷다. 평균 27분 53초를 뛰면서 13.3점으로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남겼다. 리바운드는 다소 줄었지만, 어시스트 역시 커리어 첫 2개를 기록했다. 우려를 현실로 바꿔낸 김종규의 활약상이었다. 팀은 서울 SK와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확실한 김종규 영입 효과인 셈이었다.

지난 시즌, 김종규는 족저 근막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42경기에 나섰다. 평균 득점은 9.8점. 커리어 첫 한 자리수 득점이었다. DB는 시즌 초반 한 때 11연패까지 당했다. 김종규 결장이 어쩌면 결정적이었다.

당시 김종규는 게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더 이상 보고 있을 순 없었다. 완쾌되지 않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섰다. DB는 조금씩 반등을 시작했다. 주춤하던 두경민도 복귀하며 힘을 보탠 결과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에는 너무 쳐져 있었다. 최종 성적은 24승 30패. 서울 SK와 함게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공동 우승을 차지했던 팀과 함께 나란히 하위권으로 쳐졌다. 김종규의 부상이 적지 않은 지분이 있던 성적이었다.

 

 


결과로 김종규는 연봉 삭감이라는 결과와 마주해야 했다. 지난 시즌 7억 천만원으로 연봉 1위 자리를 지켰던 김종규는 올 시즌 연봉이 5억 천만원으로 결정되었다. 삭감률은 –28.2%. 보수 30위 이내 선수 중 가장 큰 삭감률이다.

김종규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것도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성적과 퍼포먼스를 가져가야 한다. 대표팀 소집도 없었지만, 시즌 한 달을 남겨두고 부상을 당했고, 결국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라고 전했다.

연이어 김종규는 ”연봉을 떠나 프로 선수다. 주장도 맡게 되었다. 그래도 적은 연봉도 아니다.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 사실 작년에는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긴 했다. 이게 나를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경기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다. 나는 운동 능력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종규는 ”그래서 절대 아프지 안된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의 과정이 그렇다. 많이 좋아졌다. 좋은 컨디션에 시작하고,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많은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었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에 대해 충분히 아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탁월한 운동 능력과 성실함 그리고 진지함이 김종규의 장점이다. 팬들은 이번 시즌 다시 김종규의 활력을 감상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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