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캐나다, '망명 사태' 벨라루스 올림픽위 등 강력 제재
[경향신문]
미국과 영국, 캐나다가 ‘유럽의 마지막 독재’ 벨라루스 정권에 최대 규모의 제재를 가했다. 도쿄올림픽서 발생한 육상선수 망명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벨라루스 국가올림픽위원회(NOC)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CNN 등 미 현지 매체들은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의 인권, 민주적 열망에 대한 공격과 국경을 초월한 탄압 및 부패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루카셴코 정권은 국민 의지를 존중하기보다 부정선거를 자행했고, 반대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잔혹한 탄압을 했다”며 “미국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동맹과 함께 루카셴코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는 루카셴코 정권과 연관된 17개의 기업 및 단체, 27명의 개인이 올랐다. 야당과 국민 탄압의 최전선에 섰던 벨라루스 공화국 조사위원회와 스포츠스타들에 대한 정치적 탄압 문제가 조명된 벨라루스 국가올림픽위원회가 포함됐다. 벨라루스 최대 국영 기업인 ‘벨라루스칼리 OAO’와 담배 생산업체 ‘그로드노 토바코 팩토리 네만’도 있다. 이들 업체는 루카셴코가 부를 축적하는 통로로 알려져 있다.
미 재무부는 특히 벨라루스 올림픽위가 돈세탁과 제재 회피, 선수 탄압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벨라루스 올림픽위의 문제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선수인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의 망명 사태로 국제사회에 알려진 바 있다.
영국도 이날 벨라루스 비료·석유제품 수출 부문을 겨냥한 새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하늘길을 막고 금융제재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도 벨라루스의 증권·화폐 시장 상품, 채무 금융, 보험과 재보험, 석유제품과 염화칼륨제품을 타깃으로 한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장기 집권했으며,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지 이날로 1주년이 됐다. 루카셴코 정권은 2006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았으나,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지원하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루카셴코는 이날 대선 1주년을 맞아 개최한 사회활동가·전문가·언론인 등과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내가 퍼렇게 변한(아주 늙은) 손가락으로 권좌를 붙잡고 있을 생각은 없다”면서 적당한 시점에 퇴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후임이 올 것이며 아주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도 “루카셴코가 언제 떠날지를 추측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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