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판에 등장한 '동양인 여자들'

2021. 8. 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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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런던은 유럽의 그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도시다. 런던 중심가와 외곽 지역을 포함한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기준으로 이 지역 내에서 쓰이는 언어만 3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런던에서도 축구는 유독 동양인이 입성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영국 축구 서포터 협회(Football Supporters’ Association, FSA)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영국 전체 인구 중 영국계 아시안은 7%를 차지하는 반면 영국 프로 축구계에서 아시안 비중은 0.25%에 불과하다.

동양인 여성에겐 그 벽이 더 공고하다. 지난해 영국 정부가 발간한 국민 신체활동 보고서에서 동양인 여성은 가장 신체활동이 적은 집단으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런던 서부 교외의 사우설(Southall)의 지역 구단 사우설 애슬레틱 FC는 지난 4월 동양계 여성들이 주축이 된 여자 축구팀 '사우설 애슬레틱 WFC'를 출범했다.

사우설은 남아시아계 동양인이 몰려 사는 동네 중 하나다. 인도계 주민이 많아 ‘작은 인도(Little India)’라고도 불린다.

신생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조금 이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성 차별적이거나 인종 차별적 댓글에도 시달린다. 가족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선수들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한 선수는 영국 매체 마이런던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여성들에게 ‘축구를 한다는 것’은 커다란 금기였다"면서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라고 했다.

사우설 애슬레틱 FC의 공동 창립자인 에이제이 고어는 “여자 축구팀 창립의 목표는 남아시아계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남아시아 남성들이 영국 축구계에서 입지가 좁다면, 그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게 남아시아 여성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린 아이들이 뛰고 싶어하는 팀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Southall Athletic WFC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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