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실패에도 실리콘밸리가 다시 주목하는 이 분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린테크 시장 뜨거워
산불과 폭우, 이상기온 등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따른 고통을 겪는 가운데, 기후 위기를 기술로 풀겠다는 그린테크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이은 차세대 혁신이 기후 위기를 발판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후변화 위기를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인공 대체 식재료 기술 등으로 풀겠다는 기술 기업들은 10여년 전부터 등장해 투자를 받았지만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10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10년 전 실패한 그린테크 투자
그린테크는 교통·물류, 농업·식량, 에너지·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감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기후 및 지구 데이터를 생성·분석하는 것도 그린테크의 일종이다.
10년 전 태양광 발전 회사와 배터리 제조회사들은 벤처캐피탈과 미 주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일부는 실험실 단계에서 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이를 실제 대량 양산하는 데 실패했다.
캘리포니아 태양광 회사인 솔린드라와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A123시스템즈는 2011년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2012년 파산했다. 청정기술 관련 학술지인 ‘MRS에너지&지속가능성’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5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은 36개 배터리 신생 업체 중 테슬라를 포함한 단 2개만이 투자금 이상의 기업가치를 이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실험실 단의 기술 발명과 대규모 상업 생산 사이의 격차는 많은 스타트업을 쓸어버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 태양광·풍력을 통한 발전 원가 하락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재충전이 가능한 차량용 배터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최근 ‘미 실리콘밸리의 다음 혁신은 기후 위기에서 시작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태양광, 풍력, 저장장치 등과 같은 기초기술이 화석연료와 비교해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인공지능, 머신러닝, 첨단제조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도 무르익으면서 차세대 기후 기술 기업이 보다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린테크에 몰리는 자금
그린테크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다. 막대한 돈이 몰린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최근 내놓은 ‘기후 기술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벤처캐피탈들은 그린테크 스타트업에 350억달러(40조1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10년 전 2010년 투자된 60억달러(6조9000억원)의 6배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 한 해 전체 투자금의 80% 수준인 290억달러(33조2000억원)가 그린테크에 몰렸다. SVB는 올 한해 전체 그린테크엔 570억달러(65조3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최대치다.
정부 보조금도 그린테크 스타트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연방정부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2030년까지 해상 풍력 발전을 2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심사를 거쳐 선정된 그린테크 스타트업들에게 15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에이미 더퓨어 프라임임팩트펀드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에너지 저장회사인 퀴드넷은 예전에 5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으는 데 1년이 걸렸지만, 작년 한 해엔 10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린테크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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