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억 마이셰프 "다양함·간편함으로 밀키트 업계 2위로 우뚝"

김성현 기자 2021. 8. 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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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지역 키트 공장화 실현해 유통 패러다임 변화 목표"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밀키트’는 밀(meal)과 세트를 뜻하는 키트(kit)가 합쳐진 단어다. 쉽게 말해, ‘빠르고 편리하게 식사를 한다’는 의미다. 손질되고 정량화한 신선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를 패키지화(키트화)한 것이 바로 밀키트다. 밀키트 산업은 최근 코로나19 정국에서 가장 뜨거운 업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1년 출범한 스타트업 마이셰프는 어느새 업계 2위 밀키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2~3명이었던 직원은 200명을 넘었고, 10억원 미만이었던 매출은 재작년 100억원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에서 임종억 마이셰프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밀키트 수요가 증가한다”, ”외형 확장에 힘을 싣겠다” 등 천편일률적 대화가 흐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임종억 대표는 소비자를 위한 마이셰프에 강조점을 뒀다. 특히, 유통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역설했다.

(사진=마이셰프)

“밀키트에 대한 소비자 관심? 편리하기 때문”

마이셰프 제품군은 다채롭다. 한·중·일식은 물론, 스테이크와 감바스 등 양식과 월남쌈·쌀국수 같은 동남아 음식까지 아우른다. 교육체험용 키트도 있다. 영유아가 직접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다. 후기는 긍정적인 내용이 많다. 맛은 기본이고, 가성비가 우수해 재구매했다는 글이 눈에 띈다.

밀키트에 소비자 시선이 쏠린 건 무엇보다 편리함 때문이다. 장보기, 식재료 손질, 양념·소스 만들기 등 과정이 밀키트 하나로 대체된다. 소형화(키트)한 재료와 설명서가 세트를 이룬다. 가열하면 소비자의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임 대표가 10년 전부터 눈여겨 본 대목은 바로 ‘간편함’이었다. 

“밀키트는 자동차·휴대폰 산업과 같다. 조립 사업이다. 각 부품이 모여 하나의 제품으로 수렴하듯, 밀키트도 마찬가지다. 요리에 서툰,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설명서를 보고, 간단히 조리하면서 수고로움을 덜어낼 수 있다.”

임종억 마이셰프 대표.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갈 수도”

유수 기업들과 마이셰프 간 잇단 협업은 소비자의 밀키트 만족도 제고와 유관한 것으로 임 대표는 봤다. 마이셰프는 최근 삼성전자, 제주항공, 그리고 오뚜기 등과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의 전용 밀키트를 개발했다.

마이셰프 전문 셰프들이 큐커에서 조리했을 때, 가장 맛있는 식재료 조합과 레시피를 연구해 20개가량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제주항공과 손잡고 제주 지역 특색을 반영한 밀키트를, 오뚜기와 식품을 공통분모로 양질의 음식을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아무래도 MZ세대가 간편하고 빠른 것을 중요시하는 까닭에 시너지 차원에서, 여러 기업이 밀키트에 예의주시하지 않을까. 결국 밀키트 산업의 미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마련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밀키트 전용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건 밀키트 시장의 확장성이 한시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신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밀키트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수도 있다.”

(사진=마이셰프)

“키트 현지 공장화, 밀키트 산업의 미래”

임 대표는 밀키트가 식품 산업이 확장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이며, 향후 키트화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식사(밀)를 위한 키트에서 진일보한, ‘어떻게 키트를 활용할 것이냐’에 임 대표는 방점을 찍었다. 

이런 관점에서 농어촌 지역의 키트 현지 공장화는 임 대표의 지향점이다. 대부분 제품 생산자는 지역 농산물을 선호한다. 신선도와 우수한 품질 때문이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임 대표는 갓 생산된 식재료를 키트화하고, 별도 절차 없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면 어떨지 물음표를 던졌다. 

가령 전남 완도에서 생산한 전복을 소량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가 있다. 임 대표 제언대로 현지 공장에서 제품이 키트 생산된다면, 소비자는 소형화된 2개 전복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간장 한 통, 혹은 당근이나 양파 대량을 비치해놓고 쓰는 시대가 아니다. 필요한 만큼 키트로 구매하면 된다. 농어촌에서 수도권 지역으로 제품·식재료가 배송되는 과정에서 폐기되는 양이 엄청나다고 한다. 이는 지역 농가의 수익 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키트 현지 공장화는 농어촌 지역 부가가치 창출 및 양질의 제품 창출에서 수요·공급자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줄 것이다. 또 밀키트 산업의 미래가 될 것이다.”

연내 완공 예정인 마이셰프 첨단 자동화 공장.

마이셰프는 경기 성남에 첨단 자동화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완공 예정이다. 노동집약적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인력 효율화 및 생산성을 늘리는 데 무게를 뒀다. 빠른 키트화를 통해 유통기한을 확대하는 등 ‘밀키트 대중화’에 앞장서겠단 방침이다. 임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공장을 토대로 노하우를 축적해, 농어촌 지역의 키트 공장화를 실현하는 등 유통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이미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아울러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신생운용사 에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내년 7~8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셰프의 방향은 정해졌다. 먼저 생산 능력을 갖춰, 소비자 수요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 역량이 누적될 경우, 현지 키트 공장화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밀키트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밀키트 산업 성장을 위해, 현재보다 미래를 진단하고 대응해 나가겠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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