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귀국 "대표팀 은퇴? 단정 짓기 어려워"[일문일답]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하고 귀국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대표팀 은퇴에 대해 "단정 짓기 어렵다"며 여지를 남겼다.
도쿄올림픽을 마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귀국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마지막 세르비아전이 끝난 뒤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하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은퇴 발표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더 의논을 해야 할 부분"이라며 "은퇴를 결정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누워서 치킨 시켜 먹을 예정"이라며 "중국리그 가기 전까지 한 두 달 정도 시간이 있으니 몸을 만들어서 리그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사실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우리가 너무 기분 좋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지지해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감사드린다.
Q. 10년 전 SNS에서 관심이 부족해서 섭섭하단 이야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어떤가.
지금도 실감이 많이 안 나는 것 같다. 한국에 들어와서 공항에 오니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셔서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여자배구가 좋은 모습 보여줘 앞으로도 인기와 관심도가 이어지길 바란다.
Q. 중국리그 후 한국에서 뛸 의향이 있나.
현재 정확한 일정 안 나와서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휴식을 해야할 것 같다. 그 이후는 결정된 게 없다.
Q. 어제 하루는 어떻게 보냈나.
감독님과 (외국인) 전력분석관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자가격리 대상자다. 함께 하고 싶었는데 같이 오지 못해 아쉽다. 다같이 모여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고생했던 일들을 나눴다.
Q. 은퇴 발표 다음 날인데.
은퇴 발표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다. 더 의논을 해야 할 부분이다. 은퇴를 결정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말씀 드리겠다.
Q. 여러 사진과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세르비아의) 보스코비치가 내 플레이를 잘 읽고 있어서 짜증나는 표현을 하긴 했는데 보스코비치가 그걸 알고, 웃으면서 넘겼다.
Q.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본다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18살 때 국가대표의 꿈이 이뤄졌을 때 처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6년이 흐른 게 느껴지지 않다. 그냥 지금껏 고생하고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런 분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는게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Q.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는데.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많은 분들이 기대 안 한건 사실인데 어쨌든 우리가 원팀으로서 똘똘 뭉쳐서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팀 스포츠에서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됐다.
Q. 팬들이 터키에 묘목을 보냈는데.
놀랐다. 팬들이 기부를 해주셨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해주신 것 같은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뜻 나서서 내 이름으로 해주는 게 쉽지 않은데 감사하다. 터키는 내가 살았던 나라이기도 해서 마음이 그랬는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
Q. 향후 계획은.
오늘 집에 가서 씻고 치킨 시켜 먹을 예정이다. 빨리가서 씻고 누워서 치킨 시켜 먹을거다. 중국리그 가기 전까지 한 두 달 정도 시간이 있다.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중간 중간 방송을 할 수도 있다.
Q. 경기 치를수록 마음이 달라졌을 것 같다
달라졌던 부분은 없었고, 가기 전부터 이 대회에서 100% 쏟아내자는 각오였다. 결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으로 갔기에 큰 변화는 없었다. 케냐전을 시작으로 5일 동안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전이 타이트하게 다가왔다. 압박감, 중압감이 들었는데 힘든 시기였지만 잘 이겨내서 좋은 성적이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선수들,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Q. 대통령도 축하를 보냈는데.
너무 감사하다.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 이번에 여자배구가 많은 분들한테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우리가 크게 한 건 없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Q. 마지막 미팅 때 라바리니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했나.
감독님이랑 마지막으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감독님은 '너무 고맙다.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감독이 조금 슬펐던 때는 세르비아와의 3~4위전 준비 과정에서다. 그 전날 스태프들끼리 미팅을 했는데 미팅 후 전력 분석 때 세르비아에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직감했다. 현실이 왔다고 했을 때 선수들이 오열할 정도였다. 이것 뿐 아니라 감독님이 속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선수들이 감독님 이야기 후 오열했다.
Q. 스스로에게 몇점을 주고 싶나.
100점 만점에 5000점? 말이 안 되는구나. 99점이다. 하나를 걸고 와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을 뺐다. 앞으로 계획은 전혀 예상 못하겠다. 일단 중국리그를 잘하고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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