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지하 짐벌세트 촬영땐 멀미약 먹고 액션신" [인터뷰]

윤여수 기자 2021. 8. 1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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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크홀'서 월세 사는 김 대리 역할 맡은 이광수
월세 사는 김 대리, 힘겨운 청춘들 대변
무명 겪었지만 난 힘들었다고 말은 못해
실제 재난상황선 구조대 믿고 기다릴 것
배우 이광수가 11일 개봉하는 영화 ‘싱크홀’을 통해 싱크홀에 빠진 재난 상황을 스크린에 펼친다. 영화에서 위험을 벗어나려고 고군분투하는 김 대리 캐릭터와는 달리 그는 “구조대를 기다리면서 가만히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제공|쇼박스
월세 사는 대리 직급의 회사원은 누군가를 남몰래 짝사랑한다. 하지만 “집은커녕 차도 없다”며 한탄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연애와 결혼은 언감생심. 그런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에도 희망이 찾아올까. 회사원을 비롯한 이들은 어느 날 순식간에 지하 500m 깊이의 싱크홀 속으로 빠져들어 갇힌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온갖 애를 쓴다.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11일 개봉하는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제작 더타워픽쳐스)을 통해 배우 이광수(36)가 펼쳐내는 역할과 이야기이다. 11년 만에 어렵게 마련한 ‘내 집’이 싱크홀로 인해 무너져 내린 박 과장을 중심으로 그의 직장동료들과 이웃주민들이 펼치는 탈출기이다. 이광수는 박 과장의 부하직원 김 대리 역을 맡아 예의 코믹함 속에 차승원·김성균 등과 함께 ‘웃픈’ 현실을 말한다.

영화 개봉에 앞서 9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이광수는 “싱크홀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또 이런 신선한 소재의 영화가 언제 만들어질지 몰라 출연했다”면서 “초반에는 조금 얄밉고 이기적인 캐릭터이지만 재난에 처해 점점 성장해가는 과정이 보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 극중 캐릭터가 힘겨운 청춘을 상징하는 듯하다. 당신의 청춘 시절은 어땠을까.

“나름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많이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는 아니다. 무명시절도 길지 않았다. 데뷔 이전에 직업과 수입이 없던 시기도 있었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얘기할 정도가 아니다.”

- 극중 지하 500m 속에 갇혀 위험에 빠진다. 일정한 액션연기도 필요했다.(영화는 싱크홀의 재난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대형 세트와 컴퓨터그래픽 등 특수효과로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짐벌 세트(물체가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마치 땅이 흔들리는 듯한 효과를 내는 세트) 위에서 촬영하면서 다른 사람에 비해 멀미가 심했다. 다들 멀미약을 먹어가며 촬영했다. 또 먼지와 진흙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샤워할 때 귀와 눈과 코와 입 등 온몸 구석구석에서 나올 정도였다. 하하!”

영화 ‘싱크홀’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 그런 재난상황이 현실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구조대를 믿고 기다리면서 뭔가를 하지 않고 그 안에 가만히 있을 것 같다. 위기상황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조금 침착함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면서 때를 기다리는 편이다.”

- 실제 성격도 그런가.

“‘런닝맨’ 속 이광수는 아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말이 없었다. 이런 얘길 하면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며 말했다. 말(속도)도 느리고 대답도 짧았다. 실제로 날 만나 생각한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며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민과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 촬영장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로 진지했다는데. “현장에서 휴대폰을 잘 보지 않긴 한다. 어쩌면 ‘런닝맨’에서 말도 많고 활동적인 모습이라 그에 비해 평소 잠시만 가만있어도 진지하다는 말을 듣는다. ‘싱크홀’ 김지훈 감독이 초반에 배우들에게 “광수가 휴대폰을 안 본다”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반강제적으로 휴대폰을 볼 수 없게 됐다. 첫 단추를 잘 못 뀄다. 히하하!”

그의 말마따나, 사실 이광수에 대해 얘기할 때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꼬박 11년의 시간을 ‘런닝맨’과 함께 보냈다. 그만큼 오늘의 그를 있게 한, 매우 중요한 무대이다. 이광수라는 배우의 이미지에 코믹함을 더해주며 뚜렷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밖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이광수를 자주 볼 수 없었다. 어쩌면 ‘런닝맨’에서도 그는 연기를 펼친 것이리라.

- 김 대리 캐릭터가 ‘런닝맨’의 이광수와 겹쳐 보인다는 이야기도 많다.

“그런 우려는 ‘싱크홀’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많이 들아왔다. 하지만 겹치지 않도록 보이기 위해 노력한 건 없다. 연기할 때 ‘런닝맨’과는 또 다른 무언가를 추가하면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다. ‘런닝맨’으로 인해 이미지가 굳혀질 수도 있다고 주변에서 걱정도 해줬다. 하지만 그런 걸 걱정한다고 해서 시청자나 관객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런닝맨’ 속 나도 나이기 때문에 기억해주는 것도 감사하다.”

- 지난해 교통사고로 다리에 부상을 입고 후유증 때문에 ‘런닝맨’에서 하차했다. 이후 달라진 것이 있을까.

“매주 월요일 녹화했다. 지금은 적응했지만, 하차 직후에는 월요일 침대에 누워 있는 내 모습이, 뭐랄까, 약간 낯설었다?! 그런 느낌 이상이었다. 처음엔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 현재 건강 상태는 어떤가. “다음달에 철심 제거 수술을 받는다. 재활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일상에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평소 주변 동료들과 이런저런 우정을 이어왔다. 특히 조인성, 송중기, 박보검 등 배우들과도 절친하다. 마침 조인성이 주연한 ‘모가디슈’가 한창 상영 중이다. 어쩔 수 없이 선의의 흥행 경쟁을 펼치게 됐다.

“요즘 같은 시국에는 경쟁보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응원하고 파이팅 해야 하지 않을까. 인성이형과는 지금 이런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얘기를 나눴다. 서로 힘을 내서 우리 모두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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