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격 현실화"..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가격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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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 값 받기'에 나선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시장 공급의 키를 쥔 파운드리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파운드리에 10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영업이익은) 미미한 수준이다"라며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이익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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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래 투자기반 마련 위해"
매년 10조원 이상 파운드리 투자..올해는 미국에만 20조원
대만 파운드리도 일제히 가격 인상
"전자・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 값 받기’에 나선다. 글로벌 파운드리 호황 속에서 굳이 저가 정책을 쓰지 않아도 이익을 늘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계는 그간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는 구조로 흘러왔다.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저가 정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시장 공급의 키를 쥔 파운드리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돈을 더 줄테니 우리 물건 먼저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라며 “당분간 파운드리 업체는 굳이 낮은 가격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 면에서 우위에 서고 있다”고 했다.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품목은 대부분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디지털 반도체는 물론이고, 자동차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아날로그 반도체도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한 시장 흐름 속에서 ‘공급가격의 현실화’를 들고 나섰다. 목적은 이익 극대화이다. 서병훈 경영지원실 IR 팀장 부사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래의 투자 기반 마련을 위한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회사 측은 12인치 또는 8인치 중 어떤 공정의 공급가격을 올릴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굳이 웨이퍼 종류에 차이를 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추정)은 약 3000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 6조9300억원 중 5%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 영업이익의 95%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팹 증설을 위해 19조원의 투자비를 책정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투자도 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가격 현실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파운드리에 10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영업이익은) 미미한 수준이다”라며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이익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을 들고 나온 것도 삼성전자의 제 값 받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대만 UMC와 파워칩의 경우 올해 1・2분기에 파운드리 가격을 10~30%씩 올렸다. 근 1년간 일부 공정 이외에는 가격 변동이 없었던 업계 1위 TSMC도 최근 제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10~20% 인상하기로 했다.
가격은 비록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생산량도 이에 맞춰 최대한 늘려 공급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게 파운드리 업계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2인치 웨이퍼는 증설을 통해, 8인치는 패키징 등 후공정 강화로 생산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DB하이텍은 기존 월 13만장에서 15만장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 프로세서 최적화를 노린다. 키파운드리는 장비를 확보해 기존 월 8만2000장에서 9만장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계의 전반적인 가격 인상은 운영 비용 상승, 원가 폭등에 따른 것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존재한다”라며 “다만 이같은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전자 업계와 자동차 산업 등의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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