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대마 검출..조용할 날 없는 프로야구, 이러다 팬 떠난다

한이정 2021. 8. 1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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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한이정 기자]

피로도가 쌓이면 팬은 한순간에 등을 돌린다. 잦은 사건사고에 지친 팬들이 떠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프로야구 얘기다.

2021시즌 프로야구 후반기 시작을 하루 앞둔 8월9일, KBO리그를 시끄럽게 할 만한 일이 두 건이나 터졌다. 첫 번째는 유망주의 음주운전.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송우현이 지난 8일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자진신고했고, 구단은 이를 KBO에 통보했다.

키움은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경위는 조사 완료 후 설명하겠다. 경찰조사 결과 음주운전한 사실이 밝혀지면 KBO 규약에 의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송우현은 2015년 신인 2차 6라운드 전체 58순위로 키움에 입단,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들어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송진우 전 한화 이글스 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올해 유망주의 등장을 알리는 듯 했지만 음주운전으로 한순간에 이미지를 구겼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진 않았지만 다수 매체에 의하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를 몰다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송우현의 음주운전 적발도 기함할 일이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키움 한현희와 안우진이 수원 원정숙소에서 무단이탈해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져 징계를 받았다. 선배들의 징계와 갖은 질타를 보고도 배운 점이 없다는 의미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차례 폭풍이 가시기도 전에 또 '마약' 논란이 일었다. KIA 타이거즈는 9일 오후 "애런 브룩스가 미국에서 주문했던 전자담배가 세관 검사 과정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조사를 받았다. 구단은 KBO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브룩스는 모르고 주문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마는 명백한 불법이다. 결국 KIA는 남은 시즌 동안 브룩스와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KIA 에이스로 군림했던 브룩스는 불명예스럽게 한국을 떠나게 됐다.

굳이 범위를 넓히지 않아도 최근 KBO리그는 사건사고로 떠들썩하다. 지난 7월 NC 다이노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원정 숙소에 외부인을 들여 술판을 벌였고, 여기에 키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연루돼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이 가운데 박민우 한현희는 국가대표를 자진해서 반납하기도 했다.

떠들썩하게 간 도쿄올림픽에선 출전한 6개국 가운데 4위를 거두며 메달 없이 귀국했다. 그런데 '노 메달' 충격이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유망주의 음주운전과 에이스의 마약 검출 등이 터졌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다. 9일 기준 올 시즌 프로스포츠 관중은 133만8074명으로 집계됐는데, 절반 이상인 64%(85만6939명)가 프로야구 관중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엔 총 관중수 728만6008명을 기록했다. K리그 1,2부를 다 합쳐도 관중수는 237만6924명, 프로야구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인기가 독이 된 듯하다. 정작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를 개선할 만한 반성을 하긴커녕 끊임없이 사건사고를 터뜨리고 있다. 음주운전, 도박, 이성 문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사고를 쳐도 자신들의 프로스포츠 내 입지는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팬은 한순간에 떠난다. 인기도 거품 꺼지듯 사라질 터다. 또 뒤돌아선 사람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는 쉽지 않다. 인기가 없어지면 야구 선수들은 전처럼 주목 받지 못 하고 당연히 연봉이나 그동안 누렸던 풍족한 환경도 누리지 못 한다. 프로야구가 암흑기에서 벗어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다시 암흑기가 도래할 위기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경각심을 느끼지 못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기가 당연한가, 고액 연봉이 당연한가,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사고를 쳐도 봐주는 팬들이 있을 때, 박수쳐주는 이들이 있을 때 각성하고 달라져야 한다. (사진=고척스카이돔/뉴스엔DB)

뉴스엔 한이정 yi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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