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은 왜 동메달 결정전 앞두고 오열했을까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윤욱재 기자] '아름다운 4위'로 도쿄올림픽의 대장정을 마친 여자배구 대표팀. 비록 고대하던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그들은 귀국길에 찬사를 받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배구여제' 김연경(33·상하이)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여자배구의 인기를 실감하는 장면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환영 인파 속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팬들의 환대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대표팀 선수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오열'했던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앞둔 날이었다.
어쩌면 라바리니 감독과 마지막으로 호흡할 수도 있는 경기. 무엇보다 45년 만의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선수들로서는 어떻게든 세르비아를 잡고 동메달을 거머쥐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김연경은 당시 라바리니 감독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라바리니 감독님은 우리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는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팅하고 전력분석을 했는데 세르비아를 상대로 힘들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직감했다"라고 밝혔다.
라바라니 감독은 세르비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지만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자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다. 간절한 마음만으로는 메달을 따기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김연경은 "현실이 다가오자 선수들이 오열할 정도였다. 감독님이 속에 있던 이야기도 많이 해서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다"라고 전했다.
결국 한국은 0-3으로 완패했고 메달 획득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했다. 메달을 향한 절실함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다는 것을.
[여자배구대표팀이 9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끝낸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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