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새

- 2021. 8. 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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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새가 공중을 높이 날기 위해서는 바람 속에 부대끼며 뿌려야 할 수많은 열량들이 그 가슴에 늘 충전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보라,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들은 노래로써 그들의 평화를 구가하지만 그 조그만 몸의 내부의 장기들은 모터처럼 계속 움직이면서 순간의 비상이륙非常離陸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높게 날기 위해서 새는 늘 충전해야 합니다.

그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새들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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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익
한 마리의 새가
공중을 높이 날기 위해서는
바람 속에 부대끼며 뿌려야 할
수많은 열량들이 그 가슴에
늘 충전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보라,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들은
노래로써 그들의 평화를 구가하지만
그 조그만 몸의 내부의 장기들은
모터처럼 계속 움직이면서
순간의 비상이륙非常離陸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오, 하얀 달걀처럼 따스한 네 몸이 품어야 하는
깃털 속의 슬픈 두근거림이여.
이 무더위에도 새는 아랑곳없이 날아갑니다.

철새도, 텃새도, 떠돌이새도, 나그네새도

바람을 맞으며 높이 날고 있습니다.

높게 날기 위해서 새는 늘 충전해야 합니다.

새들이 날아감을 잠시 멈추고 나뭇가지에 앉아서 평화롭게 노래합니다.

그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새들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순간의 비상이륙非常離陸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한 마리 새와 같습니다.

좀 더 높이 날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합니다.

철새도, 떠돌이새도, 나그네새도 되었다가 우리는 결국 텃새로 돌아옵니다.

먼 길을 갔다가 되돌아온 우리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하얀 달걀처럼

슬픈 두근거림을 깃털 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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