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업체 "쌍용차 구조조정 없이 흑자전환"..실현 가능성은?

이강준 기자 2021. 8. 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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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김종택기자 =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가 최대 2년간 직원의 절반이 무급 휴직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구안을 가결시킨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정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쌍용차는 생존 의지가 담긴 강력한 자구방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투표 참여조합원(3224명)의 52.1%(1681명)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2021.06.08. jtk@newsis.com


쌍용차 주요 인수 후보로 알려진 국내 1위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가 "인력 구조조정 없이 흑자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인수 후 기업 경영 역량'도 의문점이 많다는 것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9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린 쌍용자동차 인수 컨소시엄 업무협약식에서 "쌍용차 회생은 구조조정하고 고정비를 줄인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판매량을 늘려 연 30만대 이상 파는 회사가 되면 현재는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미래엔 엄청난 보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쌍용차 기업노조는 어떤 상황에서도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며 '총고용 입장'을 고수해왔다. 쌍용차 노사가 내놓은 '2년 무급휴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강도 높은 자구안에서도 구조조정 내용이 빠진 이유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가운데)이 9일 오전 9시 30분 쌍용자동차 인수 컨소시엄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는 디젤 등 내연기관차 위주의 쌍용차가 전기차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강 회장과 노조 관련한 논의를 많이 나눴었다"며 "강 회장은 '전기차로 전환하려면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아도 모자를 판에 무슨 구조조정이냐'고 말했었다"고 답했다.

이어 "4608명의 쌍용차 직원뿐 아니라 그의 가족, 협력업체들까지 포함하면 10만여명의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후 현재 10만~15만대 수준인 쌍용차 연 판매량을 3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기존 내연기관차 15만대, 하이브리드 5만대, 전기차는 5만대에서 시작해 향후 15만대까지 늘려 연 3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며 "쌍용차의 비전과 에디슨모터스의 자본·기술이 결합되면 현재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에디슨모터스는 향후 쌍용차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회장은 "모든 쌍용차 구성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본다"며 "3~5년 내 흑자경영을 이뤄낼 자신이 있다. 토요타, 테슬라, 폭스바겐, GM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없다고?…'립서비스'로 보인다"
[평택=뉴시스]고범준 기자 =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이 2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조기정상화 민·관·정 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21. bjko@newsis.com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의지를 피력했지만 완성차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의 고정비 지출을 줄이려면 임금을 대폭 삭감해야 하는데, 노조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는 "작전상 '립서비스'로 보인다.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겠지만 실제 구조조정 없이 그 효과를 내려면 직원들 임금을 50% 수준으로 삭감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쌍용차 노사 자구안으로 직원 절반 정도가 휴업하는데도 회사가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는데, 이 사실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12일부터 자구안 이행을 위해 전 직원이 순환 무급휴업에 돌입했다. 평택공장 생산라인은 주간 연속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버스는 소품종 소량생산, 승용전기차는 다품종 대량생산…쌍용차 인수 후 '투자계획' 안보여"
쌍용차 전기차 SUV J100(프로젝트명)/사진제공=쌍용차

또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관련 기술력이 쌍용차 제품에 녹아들 가능성도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버스는 적은 품종으로 소량만 생산하지만, 승용차는 세단·SUV·픽업트럭 등 다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가 다양한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크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 기술을 승용차로 옮겨오는 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승용차는 버스와 달리 제한된 공간에서 복잡한 실내 디자인에 맞게 예민한 전자장비들을 넣어야 하는데 고려해야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도 SUV를 제외하고 제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회사가 어려워졌는데,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를 만들 능력이 있는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쌍용차 인수 후 투자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쌍용차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에디슨모터스가 전기차 회사로 변화시킬 '기업 경영 역량'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직원은 200명보다 적고, 평균 연봉 수준도 5000만원 미만으로 자동차 업체로서는 규모가 영세한 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 현 전기버스에서 승용 전기차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승용 전기차 라인업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이 아직까지 모호하다"며 "테슬라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테슬라나 글로벌 브랜드 모두 향후 5년 내 수십조씩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 가능 유무가 아니라 인수 이후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에디스모터스 인수 이후 전통적인 내연기관 제조사가 성공적으로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을 할 수 있다면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많은 자동차 제조사에 많은 시사점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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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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