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멍때리는걸 절대 못참죠..사이사이 '뜨는 시간' 잡아야해요"

홍성용 2021. 8.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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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음악 크리에이터 넵킨스
2년전 한국인 최초 1억뷰 영상
식당·화장실 등 애매한 시간대
채워주는 것이 틱톡 매력
"10분에 1억개 동영상 올라와
부지런하지 않으면 잊혀져"
"요새 Z세대들은 식당에 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SNS 타임'을 외칩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SNS를 확인하고 각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을 존중해주는 거예요."

넵킨스(Lv.02 Napkins·정재민 프로듀서·사진)는 한국인 최초로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1억뷰 영상을 만든 음악 크리에이터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성장했던 Z세대(1995~2004년생)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짧은 영상에 대한 수요는 24시간 중 소위 '뜨는 시간'을 채우려는 이 세대의 습관에서 비롯한다는 얘기다.

Z세대가 긴 영상을 잘 못 본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덧붙였다. 넵킨스는 "이 세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다. 24시간을 채울 수 있는 볼거리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잠들기 전 여유로운 시간은 유튜브로 영상을 보지만 화장실에 앉아 있는 동안 짧은 애매한 시간에 틱톡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이 긴 넷플릭스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사이를 겨냥해 본론부터 내놓는 영상 플랫폼 틱톡이 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넵킨스는 가수 빌리 아일리시 노래 'Bad Guy'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문으로 효과음을 만들어낸 콘텐츠로 2019년 전 세계 최초로 1억뷰를 달성했다. 직접 문을 두드려 내는 쿵쿵 소리나 '끼익'거리는 문소리 등 일상에서 발견한 사물 소리로 음악의 감칠맛을 살린다. 2019년 5월 처음으로 업로드를 시작한 뒤 현재 폴로어는 130만명에 달한다. 넵킨스는 "빌리 아일리시 콘텐츠는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각자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크리에이터가 많다"고 설명했다. 15초~1분짜리 영상 기반 쇼트폼 플랫폼 틱톡은 본론부터 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파워풀하다고 했다. 그는 "15초 영상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본론부터 내놓으니 자극적인 초반 0.5초의 일명 '후킹(hooking)'하는 파트를 고민하는 것은 암묵적인 룰"이라고 강조했다. 넵킨스는 "어떤 특정 분야가 유망한 것은 아니며 음악 이외에 연기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면서 "엄지손가락으로 탭해서 초반에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기 전 시선을 확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고리즘에 의해 인공지능(AI)이 영상을 선택하는 시대라는 것에서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넵킨스도 영상을 모든 쇼트 플랫폼에 올린다. 넵킨스는 "틱톡부터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까지 모두 이용하고 있다"며 "똑같은 영상이지만 셋 다 반응이 없을 수도, 개중에 2개만 반응이 폭발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시대는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된다. 더 이상 인간이 '픽'하지 않는다"며 "역대급으로 공을 들여 콘텐츠를 만들어도 배구의 김연경 선수나 축구의 손흥민 선수 활약에 내 콘텐츠가 완벽하게 묻힐 수 있다. 영상이 흥하는 것은 철저히 운"이라고 밝혔다.

매주 콘텐츠 2개는 반드시 올렸던 루틴이 백만 폴로어를 만들어낸 동력이라고 말했다. 넵킨스는 "바빠진 지금도 일주일에 콘텐츠 하나는 꼭 업로드한다. 동영상 플랫폼에는 10분이면 1억개 영상이 올라온다. 플랫폼별로 신규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재미있는 콘텐츠는 어디에나 있다. 한두 달 방치하면 잊히게 된다"고 말했다.

틱톡에서는 금요일 밤에 제일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이용자는 기본적으로 창작자에 비해 이기적이다. 내가 폰을 만지작거릴 때 새 콘텐츠가 올라와 있어야 보는 것이다. 폴로어를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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