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지만..제재·홍수 삼중고로 "전시상황"

박은경 기자 2021. 8. 9. 15: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북한 함경남도 곳곳에서 폭우가 이어지면서 주민 5000명이 긴급 대피하고 주택 1170여호가 침수됐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5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붕만 남기고 물에 잠긴 주택들. 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북한 주민 수가 3만5000명을 넘었지만 확진자는 0명이라고 북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WHO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은 지난달 29일까지 총 3만5254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기준 누적 검사자 수 3만4580명보다 674명 늘어난 수치다. 북한 측은 이 가운데 양성 반응을 보인 검사자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국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해 1월말 ‘비상방역’에 돌입했다.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인력과 물자 수송을 전면 차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북제재 장기화, 폭우로 인한 수해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삼중고’가 겹쳐 전쟁에 버금가는 상황이라며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비상한 힘과 열정으로 격난을 부수며 위대한 새 승리를 향해 용진 또 용진해나가자’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 재해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오늘”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난관”과 같은 표현을 동원하며 유례없이 힘든 상황임을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제7차 전국노병대회에서 코로나19와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전쟁 상황에 못지 않은 시련”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자연재해를 덧붙여 삼중고 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이달 초 함경남도에서 홍수가 발생해 주택 1170여 세대가 침수되고 주민 5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식량난이 계속되는 북한에서 군량미가 주민에게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북한 당국의 식량 판매소에선 최근 쌀과 옥수수가 시장 평균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면서 무상 배급을 기대했던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