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아련해서 더 신선한 4세대 걸그룹 다크호스 위클리

아이즈 ize 글 최현정(칼럼니스트) 2021. 8.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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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최현정(칼럼니스트)


지금 걸그룹 업계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쓰이기 시작한 ‘4세대 걸그룹’은 이제는 신인 걸그룹이라면 응당 붙이고 나와야할 수식어가 되어버렸다.

 

사실 세대교체라는 것이 칼로 나누듯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 혹은 누구부터 4세대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대개 4세대 그룹의 대표주자로 있지(ITZY), 에스파, 스테이씨, 위클리 등이 주로 꼽히곤 한다.

 

이들이 4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그룹에게는 이전 세대로 구분되는 다른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라고 함은 말 그대로 이전세대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는 새로운 집단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여기저기서 언급되는 MZ세대 역시 과거 세대와는 다른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로 규정되는 식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4세대 걸그룹들이 이전 세대와 다른 특징으로 내세우는 것들이 MZ세대의 특징을 거의 따른다는 것이다. 흔히 MZ세대의 특징들로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익숙함, 뚜렷한 자기주장, 새로운 기술이나 경험에 대한 적극성 등을 꼽는다.

 

‘나는 달라’라고 외치며 데뷔한 있지(ITZY)나 확장 세계관과 메타버스라는 신문물을 앞세운 에스파, SNS 약어를 제목으로 채택하며 당당한 10대를 강조한 스테이씨 등 4세대 걸그룹 대표주자라고 하는 그룹들은 모두 이런 MZ세대의 특징들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에는 ‘이를 행하는 주체가 MZ세대’라는 당연한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강한 자기주장이나 신조어 등을 앞세운 걸그룹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 모두를 4세대 걸그룹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이다.

 

오늘의 주인공 위클리도 마찬가지다. 멤버 전원이 MZ세대라는 위클리는 SNS의 명령어인 태그(@)를 데뷔곡 제목으로 정하며 그들의 특징과 정체성이 MZ세대와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을 드러냈다. 여기에 위클리는 학교라는 공간을 주제로 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더해 그해 신인상을 휩쓰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데뷔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위클리지만 이들이 제대로 4세대 걸그룹의 주역으로 도약한 시점은 세 번째 미니앨범 ‘We play’(위 플레이)부터다. 해당 앨범의 타이틀곡 ‘애프터 스쿨’(After School)은 유튜브 뮤직비디오 9000만 조회수 돌파, 스포티파이 5500만 스트리밍 돌파, 타임지 선정 2021년 상반기 최고의 K팝 10곡 선정 등 성적과 평단 모두에서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애프터 스쿨’의 성공은 위클리의 음악적 노선의 변화와 맞물린다. 전작 ‘태그 미’(@Me)나 ‘지그 재그’(Zig Zag)가 전형적인 하이틴 그룹의 팝댄스 곡에 가까웠다면 ‘애프터 스쿨’은 레트로 감성을 앞세운 곡이다. 곡 전반에 배치된 808 베이스나 버킷햇, 길게 늘어뜨린 허리띠, 반다나 등의 패션은 명확하게 80~90년대를 가리키고 있다.

 

즉 위클리의 전작들이 지금 함께 학창시기를 보내는 친구들의 관심과 공감을 끌어 모으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애프터 스쿨’은 동시대 친구들에게는 신선함을, 과거 그 시절에 학창시기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것에 힘을 쏟은 셈이다.

 

그리고 위클리가 지난 4일 발매한 스페셜앨범 ‘플레이 게임:홀리데이’(Play Game:Holiday)의 타이틀곡 ‘홀리데이 파티’(Holiday Party)는 ‘애프터 스쿨’의 연장선에 놓인 곡이다.

 

808 베이스 비트가 이어지는 사운드나 부츠컷 청바지, 화려한 컬러의 히피 패션 등의 스타일링 등 ‘홀리데이 파티’의 작법은 ‘애프터 스쿨’과 거의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애프터스쿨’이 방과후를 노래했고 ‘홀리데이 파티’는 휴일을 노래했다 정도이다.

 

그렇다고 식상하거나 답습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위클리에게 제대로 맞는 옷을 찾았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애프터 스쿨’과 ‘홀리데이 파티’를 보고 있자면 지금과 비슷한 음악과 컨셉트를 소화하는 위클리를 당분간 더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실제로 ‘홀리데이 파티’의 뮤직비디오는 ‘애프터 스쿨’보다 빠른 속도로 유튜브 조회수 1000만뷰를 넘어섰으며 음반 판매량 역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위클리는 ‘애프터 스쿨’과 ‘홀리데이 파티’를 통해 이전 세대 걸그룹은 물론 여타 4세대 걸그룹과도 다른 자신만의 특색과 장점을 확실하게 구축한 모양새다.

 

과거 1세대부터 3세대까지 걸그룹의 간판은 사실상 SM, YG, JYP 3대 기획사가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4세대 걸그룹 역시 JYP의 있지(ITZY)와 SM의 에스파 등이 이미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YG도 신인 걸그룹의 론칭을 예고한 만큼 이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매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항마들은 꾸준히 있어왔다.

 

위클리도 그런 대항마가 될 강력한 후보다. 일단 그 포텐셜에 대한 증명은 이미 끝마쳤고, 자신들만의 무기도 갖추었다. (여담으로 같은 소속사 선배인 에이핑크도 소녀시대의 아성을 위협한 전적이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그것이 본인들의 재능이든 소속사의 기획력이든 간에) 사람들의 응원을 이끌어낼 줄 안다. 결국 사람들은 뻔한 1등보다 강력한 다크호스의 출현에 더 열광하고 환호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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