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2' 부배 "나쁜 남자 느낌 살리려 노력..엔딩은 나도 충격"[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이번에도 임성한 작가의 선택은 옳았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는 신인 배우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에 혜성같이 등장한 배우 부배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극을 흔들었다. 뒤늦게 작품에 합류한 그가 폭풍의 핵으로 활약, 임성한 작가의 선구안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인상이 낯설었던 만큼, '임성한의 남자' 부배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는 상황이다.
8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 이하 '결사곡2')'에서 서동마 역할로 출연한 부배는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작품과 연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사곡2'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부배는 극 중에서 여주인공들이 모두 함께 근무하는 라디오 방송국 엔지니어 서반(문성호)의 이복동생이자 재벌 2세 서동마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열심히 촬영하다 끝나서 조금 서운하 것 같다. 섭섭하기도 하다"는 부배는 "시즌3가 빨리 돌아왔으며 좋겠는데, 아직 확실히는 모른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마음의 준비는 모두 다 됐다. 다만 종영 파티를 못 해서 아쉬웠다. 지금은 그냥 운동 매일 하는 것밖에 없다. 노는 것도 많이 안 좋아하고, 맛집 가는 정도 빼면 거의 집돌이다"며 근황을 밝혔다.
부배는 인기 드라마 '결사곡' 중간에 합류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기 드라마 합류에 부담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설레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부배는 "부담되는 것도 있었는데, 임성한 작가님에게 캐스팅됐다는 사실에 가장 큰 영광이라고 느꼈다. 기분이 너무 좋았고, 설렜다"고 당시 감정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캐스팅 비화도 털어놨다. 부배는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갔다. 작가님과 관계자분들이 계셨다. 몇 마디 물어보셔서 답한 것이 전부인데, 작품에 들어간다더라. 시원하게 캐스팅된 적이 처음이라 너무 좋았다"고 했다.
"원래 작가님 작품을 즐겨봤었다. 아무래도 신인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성장하는 그림이 보기 좋더라. 그래서 더 저를 캐스팅해주셨다는 게 너무 영광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는 부배는 임성한 작가와 남다른 인연에 대해서도 밝혔다. 본명 김경남으로 활동하던 그가 임성한 작가의 추천을 받아, 활동명을 부배로 바꾸게 된 이야기다.
"이름을 안그래도 바꾸려던 차였다. 미팅할 때마다 다들 '김경남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새로 이름을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명소에서 받은 이름이 좋은 게 안 들어오더라. 그때 작가님과 이야기하다가, 부배라는 이름을 추천해주셨다. 외국에서도 부르기 쉬운 이름이고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익숙하다.(웃음)"
부배는 '결사곡' 캐스팅 확정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그러나 며칠 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비보가 전해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캐스팅 확정이 되고 며칠 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부배는 "실감이 안 났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형한테 메시지가 와있더라. 장례를 치르면서 서서히 실감했다. 제가 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보시고, 그 재미로 사셨는데 좋은 모습을 못보여드린 것 같아 아쉽다. 촬영 시작 전까지는 다행히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미국 워싱턴대 경영학과에서 공부하던 부배는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하다, 배우라는 꿈을 키워나갔다. 가족도 연고도 없는 한국 땅을 밟은 그는 호기롭게 연예계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결사곡'에 합류하기까지는 꼬박 15년이 걸렸다. 배우로 데뷔한 지는 8년이 지난 셈이다. MBC '비밀과 거짓말' '워킹맘 육아대디', KBS2 '뻐꾸기 둥지', SBS '앨리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무명 생활이 길어지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내 길이 아닌가, 성향이 안 맞는 것 같다'하면서도 실패했다는 생각을 인정하기 싫었다. 무명 생활이 길어지면서, 부모님께서도 이제 그만했으면 됐다고도 하셨는데, 그럼 실패를 인정하는 것 같았다. 꼭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배우를 준비하고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가장 좋았을 때가 임성한 작가님 작품에 캐스팅됐을 때다. 이제야 좋은 작품에 들어가 부모님께 떳떳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버지와 갑작스러운 이별은 그게 좀 아쉽다."
그런 만큼 부배는 서동마를 완벽하기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나쁜 남자'라는 느낌을 최대한 내려고 했다고. 임성한 작가 역시 '나쁜 남자'를 강조했다는 부배는 "준비하면서 제일 신경 쓴 것은 '나쁜 남자'다. 저는 나쁜 남자보다는 부드러운 남자 쪽이라 생각한다. 말투를 나쁜 남자처럼 하는 것을 신경 썼다. 대본보다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는데, 비슷한 부분도 많더라. 나쁜 남자인 성향만 다르고, 미식가라던가 부지런하고 운동 좋아하는 모습은 저와 닮았다. 그리고 수영장 노출신을 위해 몸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부배가 맡은 서동마는 시즌1부터 모습을 서서히 보이다, 시즌2 중반부터 주요 인물들과 얽히고설키며 커진 존재감을 알렸다. 부혜령(이가령)과 우연한 기회로 단둘이서 식사를 하는가 하면, 박해륜(전노민) 불륜녀인 남가빈(임혜영)의 옛 연인으로 나와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엔딩에서는 갑작스럽게 사피영(박주미)과 커플로 이어져, 극 중에서 절대 없으면 안 될 인물로 통하고 있다. 부배 역시 엔딩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는 "서동마가 남가빈과 잘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사피영과 연결돼서 깜짝 놀랐다. 대본을 보고 당황했던 것 같다. 박주미 선배와 단 둘이 하는 촬영도 그날이 거의 처음이었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박주미 선배도 저와 비슷한 반응이셨다. 세 커플 모두 놀라운 엔딩이었는데, 저희가 제일 충격적인 것 같다. 그런 만큼 저희도 시즌3 진행 여부가 가장 궁금하다"고 웃었다.
실제로 '결사곡2' 엔딩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결사곡2'는 매회 TV조선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고, 마지막화는 16.6%(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콘텐츠 상위권을 차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극의 다크호스를 연기한 부배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결사곡2'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바, 부배의 향후 연기 행보에도 기대가 쏠린다.
"인기를 조금은 실감하고 있다. 초반에는 분량이 없었는데, 조금씩 분량이 늘어나니까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외국에 있는 지인들도 넷플릭스 보다가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드라마가 인기가 많다 보니 덩달아 실감하는 것 같다. '결사곡2'는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다.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제가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 싶다. 지적인 이미지를 찾기가 쉽지는 않은데, 저만의 독보적인 강점으로 잘 살려보겠다. 또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마냥 진지하기보다는 망가지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연기 인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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