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선언, 빈말 그쳐선 안 된다

2021. 8. 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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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제라도 두 후보가 네거티브 자제에 의견을 같이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주당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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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경선 과정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다시 원팀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고도 했다. 이 지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낙연 전 대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이 지사의 제언에 화답했다. 이제라도 두 후보가 네거티브 자제에 의견을 같이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주당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노무현정부 적통 논쟁’과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 이어 지역주의 논란이 불거지더니 전과기록에 조직폭력배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등장했다. 검증을 빙자해 상대 후보를 물어뜯는 데 혈안이 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급기야 ‘경선 불복론’까지 불거졌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을 이룰 수 있을지) 장담이 안 된다”고 말한 것을 놓고 이 지사 캠프에서 “국민과 당원에게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반발했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까지 넘는 것 같아 아슬아슬하다.

이 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은 이 전 대표와의 진흙탕 싸움이 더 이상 격화하면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명낙대전’이 이어지면서 최근 이 지사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비호감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의 약속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상호 비방을 중단하기로 했던 민주당 후보들 간 ‘신사협정’이 공수표가 된 적이 있어서다. 이들 후보는 지난달 28일 ‘원팀 협약식’을 갖고 미래 지향적 정책 경쟁을 다짐했지만 반나절 만에 열린 TV토론에서 다시 충돌했다.

후보들 간 지지율 싸움이 치열할수록 네거티브의 유혹을 이겨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책과 비전을 갖고 경쟁해야 할 경선판에 꼴사나운 상호 비난만 난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혐오만 더욱 깊게 할 뿐이다. 이 지사는 네거티브 중단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빈말에 그친다면 당원과 유권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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