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암벽 '욱일기' 형상에..암벽여제 김자인 분노의 한마디

송주상 기자 2021. 8. 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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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진행된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남자 결선 중 한 장면.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볼더링 3번 과제의 인공 암벽이 욱일기 형상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해외에서도 해당 암벽에 대해 'Japanese rising sun'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공식 종목이 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욱일기 형상 암벽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자인 KBS 스포츠클라이밍 해설위원은 “책임자가 사과해야 한다”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8일 밝혔다.

문제의 암벽은 지난 5일 진행된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남자 결선에서 등장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암벽을 빨리 올라가는 ‘스피드’, 인공 구조물로 구성된 암벽을 제한 시간 내에 통과하는 ‘볼더링’, 암벽을 높이 올라가는 ‘리드’ 등 세 가지 종목의 합산 성적으로 순위를 정한다. 이 중 볼더링 부문 3번째 암벽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 ‘욱일기’를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암벽은 전체적으로 방사형 원 모양으로 돼 있다. 국제 스포츠클라이밍을 관장하는 기구인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은 해당 암벽에 대해 “35도 경사로 기운 벽에 회색의 커다란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선수가 잡는 부분)로 구성된 ‘떠오르는 해’(욱일) 모양(Japanese rising sun shape)”이라고 묘사했다. 욱일기의 영문명은 ‘라이징 선 플래그’(Rising sun flag)다.

김자인 위원은 8일 인스타그램에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결승 볼더링 3번 문제에 대해서는 꼭 이야기 해야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루트 세팅(볼더링 문제를 만드는 과정)을 할 때 욱일기를 의도했는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그곳에는 대회를 만드는 스태프가 있었지만,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다. 욱일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며 “군사 침략 피해국에게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은 “올림픽 공식 방송 해설자는 문제의 디자인을 ‘일본의 욱일기(Japanese rising sun)’, ‘욱일기를 형상화(the image depicts rising sun)’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며 “해설자는 운영진에게 정보를 받고 중계를 하기 때문에 해설자 개인의 생각은 아닐 것”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조직위원회(IOC)는 욱일기에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하는 올림픽 헌장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만약 그들이 올림픽 정신을 지킨다면 올림픽 무대에서 그 디자인과 그 코멘트는 절대 쓰면 안 되며 이와 관련된 책임자는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르면 올림픽 관련 시설과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 안에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시위나 선전은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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